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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586 정치 엘리트에 갇혔다" 진보 지식인 5인의 '조국흑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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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5일 출간되는 대담집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저자들. 왼쪽부터 김경율 회계사, 강양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사진 천년의상상 출판사]

25일 출간되는 대담집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저자들. 왼쪽부터 김경율 회계사, 강양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사진 천년의상상 출판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진보 지식인 다섯명이 뭉쳐 책을 냈다. 제목은 문 대통령의 19대 대선 구호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사진), 부제는 “민주주의는 어떻게 끝장나는가”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발간 #문 정부의 민주주의 역행 꼬집어 #“유시민·김어준이 문팬정치 설계 #게슈타포처럼 비판 막는 친위대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25일 출간되는 이 책은 진 전 교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인 권경애 변호사,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 기생충 전문가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등 다섯명의 대담집이다.

서문에서 이들은 “알렉터 군단과 싸운 독수리 오형제는 지구 모든 이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우리 다섯 명은 입법·행정을 장악하고 사법권마저 가지려는 초강력 정권과 싸워야 하는 데다, 지구인을 가장한 문팬들의 음해와도 싸워야 한다”며 “하지만 자신 있다. 저들이 선전과 선동, 날조로 싸움을 거는 반면 우리는 오직 팩트와 논리로만 승부하니까”라고 썼다.

책 발간 소식이 전해진 24일 이 책을 ‘조국흑서’로 칭한 글들이 공유되기도 했다. 최근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낸 ‘조국 백서(검찰개혁과 촛불시민)’와 대비해서다. 책에서 다섯 명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어떻게 역행하는지”사례를 들어 꼬집었다.

이들은 여권의 주축인 ‘86세대’를 문제의 핵으로 꼽았다. 진 전 교수는 “(이들의 방식은) 진보주의자가 아닌 트럼프 방식”이라며 “권력이 조국을 옹호하며 허위, 날조를 일삼았다. 평등과 공정, 정의를 무너트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갇혀 있는 것 같다”며 “‘조 전 장관에게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하는 걸 들으니 황당하더라. 조국을 지지한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을 내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사표(師表) 같았던 두 분(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안 계시는 상황에서 (386에서 586이 된)그들이 당을 장악했다”며 “노 대통령이 자신의 능력과 인기에 기반했다면, 문 대통령은 이들에 의해 기획된 존재”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탄핵’이란 사건을 만나 쉽게 집권했다. 문재인 팬덤은 만들어진 팬덤이지 진짜가 아니다. 노무현 팬덤의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자들은 현 정치 특징으로 ‘팬덤 정치’를 꼽았다. 서민 교수는 “팬덤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나서는 순간, 그 팬덤은 나치 때 게슈타포가 그랬던 것처럼 정권에 대한 건설적 비판마저 봉쇄하는 친위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지금 소위 문팬이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 팬덤을 움직이는 설계자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나꼼수’ 김어준씨 등을 들었다. 강양구 기자는 “(팬덤에) 논리를 제공하는 사람이 유시민, 김어준씨 등이다. ‘프로파간다 머신(선동 기계)’ ‘아키텍트(설계자)’ 역할을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유시민씨는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제가 알려줬다”며 “흥미로운 건 그가 취한 태도다. 표창장이 가짜라 해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김어준씨에 대해선 “약간 사이비 교주 같다. 웬만한 사람들은 거짓말을 할 때 겉으로 티가 나기 마련인데 김씨는 그냥 고(go) 한다. 자기의 거짓말을 스스로 믿어버린다”고 덧붙였다.

저자들은 조국 사태 당시 논란이 된 사모펀드 이슈도 깊이 있게 다뤘다. 권경애 변호사는 “제가 조 전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를 집중해서 들여다본 이유는 198명의 고위공직자 중 조 전 장관이 유일하게 사모펀드에 가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정·손국희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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