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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집 머물러달라" 정은경 호소 5번…국민들은 따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되면서 전국의 관광지가 썰렁해졌다. 23일 조기 폐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송봉근 기자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실시되면서 전국의 관광지가 썰렁해졌다. 23일 조기 폐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송봉근 기자

“가급적 집에 머물러 주십시오.”

지난 2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다섯 번이나 “이번 주말엔 집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주말 사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정 본부장의 캐리커처와 함께 ‘집콕’ 인증 사진을 올린 사람이 많았다.

지난 주말 여행‧레저 업계 입장객 현황을 긴급 확인했다. 테마파크‧리조트 등 레저 업계는 이구동성으로 “지난 주말 입장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국민 스스로 자제한 것이겠으나 결과적으로 정은경 본부장의 호소를 따른 셈이 됐다. SNS에선 정은경 본부장을 ‘대장 ’각하‘ 등으로 부르고 있다.

지난 주말,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사진과 캐리커처를 공유하며 집에 머물고 있다는 게시글이 유행처럼 번졌다. [사진 SNS 캡처]

지난 주말,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사진과 캐리커처를 공유하며 집에 머물고 있다는 게시글이 유행처럼 번졌다. [사진 SNS 캡처]

한화 아쿠라플라넷은 지난 주말(21~23일) 입장객이 광복절 연휴(14~16일) 대비 약 68% 감소했다. 롯데월드도 전년 대비 입장객이 90%가량 추락한 상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지난 봄 입장객이 전년 대비 –90%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60% 선까지 회복한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주 재확산으로 –90%로 떨어져버렸다”고 말했다.
캐리비안베이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19~23일 긴급 폐장에 들어갔다. 덩달아 이웃한 에버랜드도 타격을 받았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으나 “장마 때만큼이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요약했다. 서울랜드도 확진자가 다녀가 이틀간 문을 닫았다가 21일 다시 개장했다. 관계자는 “하루 입장객이 500명 수준이다. 광복절 연휴엔 하루 평균 7000명이 입장했었다”고 전했다.

한화리조트는 지난 주말(21~23일) 객실 가동률이 약 71%에 머물렀다. 광복절 연휴(14~16일) 객실 가동률은 97%에 달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리조트인 제주 신화월드(총 2062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객실 가동율이 최근 들어 평일 80%, 주말은 대부분 만실이었다. 지난 주말 사이 예약 취소가 부쩍 늘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제주도 방문객은 광복절 연휴가 끝난 8월 18일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15, 16일 내국인 제주도 입도객은 4만9078명, 4만3315명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각각 6.3%, 17.3% 증가했다. 반면 지난 주말인 22일은 3만3897명, 23일은 35042 3만5042명이 방문해 -12.4%, 23일은 -9.6%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가 주도했던 사업도 사실상 ‘올스톱’됐다.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여행 일정을 판매한 여행사에 지급하던 인센티브 지원을 지난 18일 중단했다. 고객 한 명당 약 1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9일 숙박 할인권, 가을여행 조기 예약 할인권 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최보근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관광 내수 활성화도 시급하지만 지금은 방역 지침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며 “중단한 사업들과 10월 말 가을 여행주간은 코로나 추이를 지켜보며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여행업계는 시름이 깊다. 여행업계는 신천지발 코로나 확산이 극심했던 3월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여행사들은 다시 빗발치는 취소 문의를 받느라 난처한 상황이다. 한국여행업협회 서대훈 부장은 “가을여행 조기예약 할인 지원 사업에 대한 중소 규모 여행사의 기대가 컸다”며 “조금이라도 상황이 개선되면 지원사업을 재개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표·백종현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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