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년중앙] 학교·학원·친구…지금 내 상황 가사에 담아 노래해요

중앙일보

입력

어린이 작곡·작사 교육을 하는 귤쌤(왼쪽에서 셋째)과 가사를 쓰고 노래해 본 이주영 학생모델, 김온유·김률희·백채희 학생기자, 강규리 학생모델(왼쪽부터).

어린이 작곡·작사 교육을 하는 귤쌤(왼쪽에서 셋째)과 가사를 쓰고 노래해 본 이주영 학생모델, 김온유·김률희·백채희 학생기자, 강규리 학생모델(왼쪽부터).

[소년중앙]

[소년중앙]

앨범을 내고 유튜브 채널에 본인의 노래 영상을 꾸준히 올리는 현직 교사가 있습니다. 학교 창의체험 수업 시간에는 음악 교습법으로 학생들이 고민, 현재 하는 생각 등을 자유롭게 녹여낼 수 있게 돕죠. 자신을 어린이 작곡·작사 창작 교육을 하는 교사라고 설명하는 이현지(이하 예명 '귤쌤') 선생님 이야기예요. 지난 2018년 1월 올린 축가 영상을 시작으로 유튜브에 꾸준히 업로드, '맥주한잔에 치즈나쵸'·'So Getting'(2017), '권태'·'안녕, 호두'·'떡볶이에 튀김범벅'·'더우니까, 살이나 빠져라'·'반짝반짝, 밤'·'좋아하더라'(2018), 'Like Wind'·'딸기라떼'(2019) 등 앨범을 발매했죠. 귤쌤은 자신을 싱어송라이터, 즉 스스로 작사·작곡하는 가수라고 소개해요. 10대 초반 학생기자단이 각자의 고민을 노래에 담고자 각자 리코더를 들고 귤쌤을 만났어요. 귤쌤이 발매한 곡 '맥주한잔에 치즈나쵸'를 토대로 각자 음도 달리 불러 보고 가사를 쓰며 톡톡 튀는 개성을 드러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귤쌤의 지도에 따라 각자 가사를 만들어 소중 자유게시판에 공유해 보길 바라요.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감상을 공유하면 생각의 폭이 넓어질 거예요.

[쌤교실] ‘집에서 만나요, 쌤’ 교실 안팎에서 존재감 드러내는 현직 교사 인터뷰

[소년중앙]

[소년중앙]

[소년중앙]

[소년중앙]

귤쌤의 지도에 따라 학생기자단은 먼저 각자의 첫인상을 공유했죠. "착해 보여요" "똘똘해 보여요" "공부를 잘할 것 같아요" 등 그가 가진 분위기·행동만으로 성격을 유추했어요.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요. 서로 친밀감을 높이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며 가사에 영감을 받으려는 거예요. 학생기자단은 귤쌤에게도 궁금한 게 많았죠. 먼저 예명 뜻부터 들었는데요. 선생님이 귤쌤인 이유는 볼살이 통통해서 약간 귤을 닮았다는 생김새, 귤이 새콤달콤하듯 다양한 면을 지닌 성격, 귤은 누구나 쉽게 접하고 또 간편하게 먹는 과일이니 귤쌤의 노래도 청자들에게 쉽게 들리길 바란다는 소망까지 담은 거예요. 귤쌤이 현직 교사면서도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이유는요. 어릴 적 꿈이 가수·뮤지컬 배우였으나 성장하며 교육대학교로 진학했죠. 대학생이 되자 어린 시절 꿈이 생각나 어쿠스틱 밴드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1년 휴학을 하고 뮤지컬 극단에 들어가서 배우 활동도 하며 계속 꿈에 도전했죠. 그 과정에서 직접 만든 노래를 발매하면서 가수가 된 거예요.

학생기자단이 귤쌤(가운데)의 지도를 따라 리코더를 불거나 박수를 치며 자신이 적은 가사에 자유롭게 멜로디를 붙였다.

학생기자단이 귤쌤(가운데)의 지도를 따라 리코더를 불거나 박수를 치며 자신이 적은 가사에 자유롭게 멜로디를 붙였다.

가수로 정식 앨범 발매까지 한 현직 교사라니 학생기자단의 호기심을 자극하죠. 귤쌤의 학교생활은 어떨까요. 귤쌤에 따르면, 평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4시 40분까지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죠. 수업 준비, 학교 일을 하며 선생님으로서의 삶을 충실히 삽니다. 노래 만들기, 뮤지컬 구성 등을 가르치는 준비도 하죠. 퇴근 후나 주말에 공연을 준비하거나 음악을 만들고 유튜브 영상도 제작합니다. 어린이 음악 창작수업 연구도 해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함께 생활하는 것,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게 귤쌤의 적성에 잘 맞고 사랑하는 일이라 병행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선생님이 싱어송라이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들이 엄청 놀라죠. 몇몇 친구들은 팬의 눈빛으로 선생님을 연예인처럼 바라봐요. 팬클럽을 만드는 친구도 있죠. 이후 한 달을 함께하면 여느 담임 선생님과 반 학생처럼 자연스러워져요."

각자 가사를 적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귤쌤(오른쪽)은 완벽한 말을 써내겠다고 오래 고민하는 것보다 진솔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각자 가사를 적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귤쌤(오른쪽)은 완벽한 말을 써내겠다고 오래 고민하는 것보다 진솔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학생기자단의 본격적인 호기심은요. 노래를 잘 부르는 방법, 작곡의 어려움, 작사하는 법에 대한 귤쌤의 생각이에요. 귤쌤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든 음색에 각자의 매력이 있습니다. 각자 목소리가 다 다르니 소리를 올바로 내는 연습을 통해 자신의 음색을 찾는 게 중요해요. 소리를 실처럼 길게 뽑아서 손가락 동그라미에 넣는다고 상상하며 부르는 게 중요합니다. 발음도 정확해야 좋죠. 자신감을 가지고 적절한 크기로 부르는 것도 필요해요. "작곡 접근은 어렵지 않아요. 사실 우리가 기분이 좋아서 흥얼거리는 콧노래도 엄밀히 말하면 작곡이에요. 내 맘을 쏙 담은 멜로디를 만드는 게 어려운 겁니다." 귤쌤이 작곡 설명을 이었어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도 있듯 좋은 멜로디들은 어딘가 모르게 어디서 들어본 듯한 멜로디를 들을 때가 있죠. 대개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은 멜로디도 있고요. 비슷한 멜로디들이 또 다른 멜로디들과 만나 다른 노래가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학생기자단이 도전할 작사법은 뭘까요. "먼저 주제(예: 우정)를 잡고, 소재(예: 친구랑 떡볶이 먹은 일)를 잡아요. 상황, 느꼈던 감정, 생각, 친구가 했던 말 등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비유법도 이용하면 재미있죠. 청자에게 공감이 가는 가사인지 생각하고요." 노래는 내 생각과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듣는 이의 공감을 살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소년중앙]

[소년중앙]

학생기자단은 각자 학교·학원·친구·스트레스 등을 소재로 진솔하게 자신의 현재 상황을 표현했어요. "부담없이 생각나는 그대로 쓰세요. 오래 고민하거나 예쁜 말만 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창작하는 게 좋아요. 창작은 자유로울 때 더 잘 나옵니다." 학생기자단이 귤쌤의 설명을 들으며 완성한 가사는 저마다의 고민을 솔직하게 드러냈죠. 귤쌤의 목표는 뭘까요. "교사로서 목표는 음악 창작 수업 등을 통해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현명한 사람이 되도록 돕는 거예요. 표현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사람 속에서 더불어 살아갈 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일, 세상에 나를 표현하는 일은 중요하죠." 가수로서의 목표는 뭘까요. "선생님의 노래가 꽤 유명한 노래가 되는 것,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많은 사람이 미소 짓거나 위로받는 거예요. 여러분도 친구들에게 가사·멜로디 등으로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며 공유하는 연습을 하길 바라요."

귤쌤이 소개하는 가사 작성 연습 기초

[소년중앙]

[소년중앙]

① 평소 느낀 기분, 좋거나 싫은 것 등을 토대로 말하고자 하는 소재를 고릅니다.
② 소재가 싫어도 괜찮아요. 솔직한 마음을 담아 노래할 수 있게 가사 쓸 준비를 합니다.
③ 기존에 존재하는 노래를 기초로 가사를 바꿔 보며 감을 잡습니다.
④ 귤쌤의 가사 바꿔 부르기 연습지(아래 예시 참고)를 토대로 자신만의 새 가사를 작성합니다.
⑤ 노래의 멜로디는 창작 욕심을 버리고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가사를 붙여 보세요. 새로 떠오르는 멜로디가 없다면 기존 노래에 가사를 붙이거나 특별한 음정 없이 손뼉을 치며 박자부터 맞춰 불러도 좋습니다.

귤쌤의 가사 바꿔 부르기 연습지 예시

제목:
작사가:
가사 바꾸기 연습:
일요일 오후 2시
집에 가긴 아쉬워
건너편에 저 (                                )
누가 꿀발라놨나 날부르네
카톡열고
즐겨찾기
(                                )보단 맘맞는 친구가
아 딱 통했어 당장 나온대
좋아 오늘로 날 잡았다
(                                )
찰떡궁합 너랑 나 같아
(                                )
찐한 수다에 인생이 풀려
(                                )
괜찮아 오늘 너를 위해 (                                )

학생기자단이 만든 노래 가사

[소년중앙]

[소년중앙]

제목: 미정
작사가: 강규리
월요일 오후 12시
아무 것도 하기 싫어
건너편에 내 친구들
누가 꿀발라놨나 날 부르네
카톡열고
즐겨찾기
학교보단
맘맞는 친구가
아 딱 통했어 당장 나온대
좋아 오늘로 날 잡았다
학교보단 너무 좋은 너
찰떡궁합 너랑 나 같아
학교보다 너무 좋은 너
'찐한' 수다에 인생이 풀려
한 시 두 시 시간이 지나 어느새 학교 끝나버렸어
괜찮아 오늘 너를 위해 학교 수업 안 듣는 날

제목: 놀이터에서 내 정글짐 친구
작사가: 김률희
지금은 수업 끝났지
집에 가긴 아쉬워
바로 내 앞에 정글짐
누가 꿀발라놨나 날 부르네
폰을 열고
문자 보내기
게임보단
맘맞는 친구가
아 딱 통했어 놀 수 있대
좋아 오늘로 날 잡았다
놀이터에서 정글짐
너무 신나 쉴 틈이 없어
매달려서 수다를 떨면
속이 풀려서 너무 좋아
정신없이 또 놀다 보니
계속 땀이 줄줄 흐르네
괜찮아 오늘 너를 위해 쉴 틈 없이 노는 날


제목: 친구집
작사가: 김온유
금요일 오후 8시
공부하긴 아쉬워
건너편에 저 친구집
누가 꿀발라놨나 날 부르네
카톡열고
즐겨찾기
문제집보단
맘맞는 친구가
아 딱 통했어 당장 나온대
좋아 오늘로 날 잡았다
치킨 한 마리에 콜라 한 잔
찰떡궁합 너랑 나 같아
고소한 치킨에 녹아내려
찐한 수다에 인생이 풀려
한입 두입 또 먹다보니 어느새 밤 11시
괜찮아 오늘 너를 위해 하루 정도 밤새울 수 있어

제목: 아이스크림에 사이다
작사가: 백채희
금요일 오후 8시
벌써 자긴 아쉬워
책상 위에 내 '핸드폰'
누가 꿀발라놨나 날 부르네
카톡열고
즐겨찾기
문제집보단
맘맞는 친구가
아 딱 통했어 당장 나온대
좋아 오늘로 날 잡았다
아이스크림에 사이다
찰떡궁합 너랑 나 같아
시원한 그 맛에 속이 뚫려
찐한 수다에 인생이 풀려
계속 계속 또 먹다 보니 어느새 다섯 개 다 먹었어
괜찮아 오늘 너를 위해 화장실 계속 들락거리는 날

제목: I Love Home
작사가: 이주영
일요일 오후 2시
밖에 가긴 지겨워
지금 있는 여기 침대방
누가 꿀발라놨나 날 부르네
카톡열고
즐겨찾기
더위, 추위보단
맘맞는 침대가
아 딱 통했어 날 안아준대
좋아 오늘로 날 잡았다
더위, 추위보단 이불 안
찰떡궁합 나랑 너 같아
핸드폰과 이불 속에서
찐한 수다에 짜증이 풀려
한번 두번 내려다 보니 어느새 잠이 몰려오네
괜찮아 오늘 너를 위해 하루종일 침대와 노는 날

학생기자단 취재후기

리코더를 든 김온유 학생기자, 이주영 학생모델, 김률희·백채희 학생기자(왼쪽부터)와 강규리 학생모델이 포즈를 취해 보였다. 어려운 악기가 있어야 멜로디를 붙일 수 있다는 편견은 버리는 게 좋다. 리코더·단소로도 충분하다.

리코더를 든 김온유 학생기자, 이주영 학생모델, 김률희·백채희 학생기자(왼쪽부터)와 강규리 학생모델이 포즈를 취해 보였다. 어려운 악기가 있어야 멜로디를 붙일 수 있다는 편견은 버리는 게 좋다. 리코더·단소로도 충분하다.

강규리(경기도 푸른솔초 6) 학생모델
평소에도 작곡이랑 작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못 했어요. 이번 기회에 작사하는 방법을 배워서 좋았습니다. 귤쌤이 노래도 잘 부르시고 친절하게 잘 알려주셔서 잘 배울 수 있었어요. '맥주한잔에 치즈나쵸'라는 곡도 불렀어요. 가사가 재미있고 멜로디가 반복돼 중독성 있었습니다. 같은 멜로디의 어린이 버전 ‘떡볶이 한입에 튀김범벅’은 가사가 현실적이라 더 재미있었죠.

김률희(서울 성동초 5) 학생기자
이번 취재를 통해 싱어송라이터이자 초등학교 선생님을 만나면서 한 사람이 직업 하나만 가진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귤쌤을 통해 어떻게 작사·작곡하는지 배웠고 원곡에서 가사만 바꿔 저만의 노래로 만들면서 작사에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김온유(경기도 광성드림학교 6) 학생기자
직접 가사를 고민해 작성하고 불러보는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 방법과 작사·작곡을 하는 방법을 배워서 유익한 시간이었죠. 노래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귤쌤이 미래 포부를 다짐하신 것처럼 저도 멋진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좋았습니다.

백채희(경기도 금호초 6) 학생기자
평소엔 노래에 관심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항상 궁금했던 작곡·작사하는 법을 취재를 통해 배울 수 있었어요. 배운 걸 잘 기억하고 시간이 나면 스스로 가벼운 동요를 만들어보고, 다른 친구들 앞에서 불러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에는 다른 학생기자들과 노래를 만들고 불러서 뿌듯하고, 소소하지만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취재 후 선생님의 노래에 빠져 계속 듣고 있죠.

이주영(서울 녹천초 6) 학생모델
어떻게 선생님을 하면서 가수도 같이할 수 있을까 신기했어요. 좋아하는 일을 두 개나 함께한다는 건 신나는 일이죠. 저도 나중에 좋아하는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제가 되면 좋겠습니다. 평소 음악을 좋아해서 많이 듣는데 자세한 설명도 해주시고, 음악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어서 시간이 가는 게 아까웠고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제가 작사한 노래를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도 좋았어요.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강규리(경기도 푸른솔초 6)·이주영(서울 녹천초 6) 학생모델, 김률희(서울 성동초 5)·김온유(경기도 광성드림학교 6)·백채희(경기도 금호초 6) 학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