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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텔링] 통계집계 후 최대 파산…기업들의 '코로나 투항'

중앙일보

입력

법인 파산 신청 건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법인 파산 신청 건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기업들이 투항하기 시작한 걸까. 올해 1~7월 전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법인 수가 통계 집계 이후인 2013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 파산 역시 2016년 이후 최대치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누적된 경기침체가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 

올해 1~7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신청 수는 625건이다. 지난해 대비 10.4% 증가했고, 2018년 대비 35.5% 증가했다. 법원의 파산 절차가 확립되며 매년 기업의 파산 신청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 올해 증가 폭은 예년과는 다른 현상이라 보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법인·개인 파산사건 신청 증가, 전문가의 말말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법인·개인 파산사건 신청 증가, 전문가의 말말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도산법연구회 회장을 맡고있는 김관기 변호사(김박 법률사무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코로나19에 결정적 타격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기업은 전망이 불투명할 때 회생이 아닌 파산을 한다. 최근 파산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월별 법인 파산 신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20년 월별 법인 파산 신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올해 월별 법인 파산 신청도 7월에 최대치인 103건을 기록했다. 7월 27일부터 법원 휴정기가 시작돼 1주간 법원이 쉬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다른 해와 비교해도 그렇다. 매년 7월 파산신청 건수는 휴정기와 겹치며 2013년 통계 집계 이래 100건을 넘은 적이 없었다.

코로나 첫유행 대구지역 파산도 최대치 

코로나19의 1차 대유행이 있었던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된 올해 1~7월 법인 파산 신청 수도 2013년 이후 역대 최대치인 3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24건 대비 54.1%나 증가했다.

대구지방법원 법인파산 신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구지방법원 법인파산 신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법인 이어 개인 파산도 늘어 

기업의 파산은 그 기업에 근무하는 개인들의 파산과 밀접히 연관돼있다.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신청 수도 2016년 이후 최대치인 2만 9007건을 기록했다. 3만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법조계에선 기업의 파산이 개인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연쇄 파산'의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장희진 변호사(법률사무소 지음)는 "코로나19 유행기 장기화하며 여행과 제조업, 자영업자들의 파산 신청이 증가하는 추세"라 설명했다.

개인 파산 신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개인 파산 신청.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될 경우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파산 신청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금융권에서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들을 위한 긴급 대출 자금을 내놓았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관기 변호사는 "최근 만난 기업인들은, 회사를 운영할 의욕을 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답답해했다.

글=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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