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서 안전띠 안 맸더니...착용한 사람보다 사망률 5배 높아

중앙일보

입력 2020.08.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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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충북 진천에서 다리 아래 하천으로 추락한 45인승 버스. [뉴스 1]

충북 진천에서 다리 아래 하천으로 추락한 45인승 버스. [뉴스 1]

 지난 6월 말 충북 진천군 이월면의 한 도로에서 45인승 버스가 트럭을 급하게 피하려다 미끄러져 다리 3m 아래 하천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3명 가운데 6명이 다쳤지만 중상자는 없었다.

안전은 생명이다 ⑤
탑승자 모두 안전띠 착용한 덕에
충북서 버스 추락,전복 때 사망 '0'
국내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 저조
어린이는 카시트 써야 위험 줄어

 앞서 2월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서도 어린이 24명과 보육교사 등 26명을 태운 통학버스가 승용차, 트럭과 잇달아 충돌한 뒤 전복됐다. 어린이 등 30명 가까이 경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한 사고에서 사망자나 중상자가 나오지 않은 비결은 바로 '안전띠(안전벨트)'였다. 사고 당시 탑승자 모두 안전띠를 매고 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사고 순간 버스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버스 안에서 이리저리 부딪혀 크게 다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청주시 청원구의 한 도로에서 이중 추돌사고로 넘어진 어린이집 버스. [연합뉴스]

지난 2월 청주시 청원구의 한 도로에서 이중 추돌사고로 넘어진 어린이집 버스. [연합뉴스]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3년간(2017~2019년)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 가운데 탑승자의 안전띠 착용 여부가 확인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사망률이 착용 때보다 4.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은 전체 사상자(사망자+부상자)에서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안전띠를 했을 때 사망률은 3년간 평균 0.32명이었으나 안전띠 미착용 땐 1.5명으로 치솟았다. 지역별로는 강원, 전북, 부산, 전남, 제주 등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은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국내 안전띠 착용률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다.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86.5%, 뒷좌석은 36.4%였다. 반면 독일, 호주, 캐나다, 스웨덴 등 선진국의 앞좌석 착용률은 98~99%에 달한다. 뒷좌석도 95% 넘게 안전띠를 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등의 교통안전 자료를 관리하는 국제교통포럼(ITF)가 내놓은 2019년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차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한국의 앞좌석 착용률은 91%로 전체 조사대상 40개국 가운데 22위에 그쳤다. 뒷좌석의 경우 우리나라는 고속도로 착용률(56%)을 반영했음에도 24위에 불과했다. 일반도로까지 포함했다면 순위는 더 떨어진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어린이 안전을 위한 카시트 착용률도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고속도로 62.0%, 도시부 도로에선 53.4%에 그친다. 어린이가 탄 차량 10대 중 4~5대는 여전히 유아용 카시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신 어른용 안전띠를 매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어린이가 어른용 안전띠를 착용하다가는 유사시 크게 다칠 수 있다. 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인정민 책임연구원은 "안전띠는 특히 골반 부위를 지탱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어린이가 성인용 안전띠를 맬 경우 골반이 아닌 배 위에 걸쳐지게 돼 자칫 사고 때 내장 파열 같은 중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올바른 카시트 사용법. [자료 한국교통안전공단]

올바른 카시트 사용법. [자료 한국교통안전공단]

 이 때문에 스스로 목을 가누기 힘든 영아(0~2세)는 뒤보기형 카시트, 유아(3~6세)는 앞보기형 카시트, 어린이(7~12세)는 앉은 상태에서 골반의 높이를 높여주는 부스터 시트를 활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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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단의 권병윤 이사장은 "전 좌석 안전띠는 교통사고 발생 시 유일한 생명줄"이라며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전체 탑승자의 안전띠 착용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한국교통안전공단ㆍ중앙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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