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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임신부’와 ‘임산부’의 차이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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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종 바이러스의 습격에 임부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태아에게 미칠 영향 때문이다. 최근 임부가 코로나19에 걸리면 태아의 뇌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우려를 더한다.

‘임부(妊婦)’는 아이를 밴 여자를 일컫는다. 흔히 ‘임신부(妊娠婦)’로 표현한다. 간혹 임신부가 와야 할 자리에 임산부란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임산부(妊産婦)’는 임부와 산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아기를 갓 낳은 여자인 ‘산모(産母)’의 개념도 포함돼 있다. 임산부를 임신부와 같은 의미로 생각해선 안 된다. 두 단어는 다른 뜻이므로 구별해야 한다.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는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태아의 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카바이러스는 임산부 배 속 태아의 뇌신경을 공격해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와 같이 쓰면 안 된다. 아이를 출산한 여자가 아닌 잉태한 여자에 관한 설명이므로 ‘임신부’라고 하는 게 바르다.

만삭의 임산부들을 위한 추천운동, 임산부가 들으면 좋은 태교음악, 임산부 조산을 막기 위한 일상생활의 주의점, 임산부는 관람할 수 없는 영화 등도 모두 ‘임신부’로 표현해야 적확하다.

임신부에게 자리를 양보할 때도 잘못 사용하기 쉬운 말이 있다. “홀몸이 아닌 듯한데 여기 앉으시죠”라고 하면 안 된다. 여자가 아이를 밴 상태를 말할 때는 “홑몸이 아니다”고 해야 한다. 아이를 배지 아니한 몸을 이르는 말은 ‘홑몸’이다. ‘홀몸’은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사람을 말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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