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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의 K스포츠재단, 30억원 증여세 취소 2심도 승소

중앙일보

입력

K스포츠재단. [중앙포토]

K스포츠재단. [중앙포토]

박근혜 정부 당시 대기업에 출연금을 내라고 강요해 논란이 된 K스포츠재단(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이 과세 당국을 상대로 한 30억원대 증여세 취소 소송에서 또 이겼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8부(김유진 이완희 김제욱 부장판사)는 K스포츠재단이 “증여세 30억 4000만 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체육 인재 발굴과 지원 사업을 명목으로 설립된 K스포츠재단은 2016년 5월 출연금 70억원을 롯데그룹으로부터 받았다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돌려줬다.

K스포츠재단은 2016년 8월께 대기업들이 내규를 어겨 가면서까지 출연금을 건넨 사실이 알려져 특혜 논란이 일었고, 이후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설립ㆍ운영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결국 최씨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에서 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은 대통령 직권을 남용해 이뤄진 것으로 인정됐다.

강남세무서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인 2017년 10월 K스포츠재단에 증여세 30억 4000만 원을 부과했다.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 출연금을 돌려준 것이 재단 사업 목적에 맞는 지출이 아닌 단순 증여 행위라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K스포츠재단이 낸 소송에서 법원은 1ㆍ2심 모두 재단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K스포츠재단이 롯데그룹에서 받은 출연금은 불법행위 결과로 취득한 만큼 재단이 보유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롯데그룹이 70억원을 출연한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이를 반환하는 데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취지다.

과세 당국은 “출연금이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라고 하더라도 당사자끼리 합의해 출연금을 반환한 것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라며 항소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K스포츠재단은 출연 행위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롯데그룹에 일방적으로 반환한 것”이라며 “별도 약정이나 합의에 따라 반환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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