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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양’ 결혼한 성당 지나 진골목 쌍화차 먹고 김광석 길까지…

중앙일보

입력

 힘내라 대구경북⑦ 대구 골목투어  

대구는 골목입니다. 대구는 그물처럼 촘촘한 골목들의 총합입니다. 이 낡고 좁은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갔을 때 대구는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를테면 2000년 전 토성 흙길을 밟을 때, 300년 넘은 시장 골목에서 칼국수를 삼킬 때, 40년 된 옛날다방에서 쌍화차 홀짝일 때, 청춘의 열기로 후끈한 거리를 활보할 때, 옛 가수의 목소리가 흐르는 낡은 골목을 거닐 때 우리는 대구를 여행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구 중구청이 조성한 대구 골목투어 코스를 중심으로 대구를 헤집고 다녔습니다. 모두 세 개 코스를 소개합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코스를 다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여유를 부려도 좋고, 잠깐 옆길로 새도 좋습니다. 대구 골목에선 잠깐 길을 잃어도 좋습니다.

“대구 안전하니까 놀러오세요. 화이팅.”
40년째 진골목을 지키는 ‘미도다방’ 정인숙(68) 대표의 수줍은 인사말입니다. 대구 시민은 아직도 마스크를 악착같이 쓰고 다닙니다. 지난봄 워낙 놀랐기 때문일 겁니다. 이제는 서울·경기가 위험합니다. 대구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는 여행은, 코로나를 견뎌낸 대구의 저력을 배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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