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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서 낚시 도중 '펑'…8월만 30발, 접경지 '유실 지뢰' 공포

중앙일보

입력

역대 최장 장마가 끝나자 강물·토사에 휩쓸려 온 ‘유실 지뢰’ 주의보가 발령됐다.

군이 21일까지 전방 수해지역과 접경지역 하천 주변에서 집중 수색작전을 벌인 결과 북한 목함지뢰 등 유실 지뢰 30발이 수거됐다. 유실 지뢰가 폭발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방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군의 판단이다.

지난 20일 경기도 김포시 누산리 한 포구에서 해병대 2사단 대원들이 지뢰 탐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작전은 역대 최장 장마로 한강 하구 침수 지역에 북한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 등 폭발물아 유입했을 가능성에 따라 진행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경기도 김포시 누산리 한 포구에서 해병대 2사단 대원들이 지뢰 탐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작전은 역대 최장 장마로 한강 하구 침수 지역에 북한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 등 폭발물아 유입했을 가능성에 따라 진행했다. 연합뉴스

북한 ‘목함 지뢰’ 2발 발견

군은 이번 탐지 작전에서 북한 목함지뢰를 찾아낼 수 있는 비금속 지뢰탐지기를 사용했다. 2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실시한 전방지역 지뢰 탐색 작전에서 북한군이 운용하는 목함지뢰 2발이 강원도 인제와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수거됐다. 길이 20.3㎝, 폭 7㎝, 높이 3.7㎝ 나무 상자 형태의 목함지뢰는 기폭 장치와 폭약이 달리지 않아 폭발 가능성은 없었다.

북한 목함지뢰는 나무상자로 만들어 무게가 가볍다. 물에 뜨는 성질이 있어 과거에도 집중호우 기간 남측으로 떠내려온 적이 있다. 2010년 7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쪽 임진강 지류 사미천에서 낚시객 2명이 목함지뢰 2발을 줍다가 1발이 터져 현장에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북한 목함지뢰. [합동참모본부]

북한 목함지뢰. [합동참모본부]

M14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M14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M16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M16 대인지뢰. [합동참모본부]

아군 대인지뢰도 28발

합참은 목함지뢰 2발 외에 아군 대인지뢰 28발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아군 지뢰는 강원도 화천·인제·철원, 경기도 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수거됐다. 군 당국은 지난 3일부터 경기 파주·연천, 강원 화천·인제·양구·철원 등 전방 수해지역 6개 시·군에 연인원 3300여 명을 투입해 지뢰 탐색 작전을 펼쳤다.

17일부터는 후방 방공진지 지뢰 제거 작전에 투입한 장병 500여 명과 비금속 지뢰탐지기 등 장비 100여 대를 추가로 보내 접경지역에서 일제히 지뢰 탐색 작전을 진행 중이다. 산사태 등으로 인해 지뢰 유실 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북한지역으로부터 지뢰가 유입할 가능성이 있는 임진강 등 남북 공유하천 지역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다.

아군 지뢰인 M14 대인지뢰는 통조림 모양의 플라스틱 원통형이다. 지름 5.5㎝·높이 4㎝ 크기다. M16 대인지뢰는 금속 원통형 몸통과 ‘압력 뿔’이 특징이다. 지름 10.3㎝, 높이 14㎝다. 일반 머그잔보다 크다. 이번에 발견한 지뢰는 모두 남북한 군에서 쓰는 인명 살상용이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군의 임무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집중호우 피해지역 주민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안전을 확보한 가운데 유실된 지뢰를 신속하고 완벽하게 탐지·제거하겠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

[합동참모본부]

군은 지뢰탐색작전 완료 전까지 산사태나 하천 범람·침수 지역 주민들은 지뢰를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심스러운 물체를 발견하면 직접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1338)나 경찰서(112)로 신고해 줄 것도 요청했다.

한강변 지뢰 터져 낚시객 중상

최근 북한군 지뢰가 강가에서 폭발해 낚시객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오후 6시 49분쯤 고양시 덕양구 행주외동 김포대교 인근 한강 변에서 북한군이 사용하는 대인지뢰가 터져 70대 남성 낚시객이 크게 다쳤다.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폭발물 잔해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분석을 의뢰한 결과, 북한군이 사용하는 지뢰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지뢰가 홍수 때 한강으로 떠내려온 것인지 등 지뢰 유출 또는 매설 시점은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익진·이철재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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