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장시간 노출 땐 감염 가능성…둘이 있어도 마스크 써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0.08.22 00:23

업데이트 2020.08.2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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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호 02면

코로나 2차 대유행 위기

“수도권발 집단감염은 감염 경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누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깜깜이’ 감염을 막기 위해 지금으로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선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수도권발 코로나 확산 핵심은
역추적 힘든 깜깜이 전파 상황

역대 최장 장마 탓 경계심 풀려
가을에 더 활성화할 가능성 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야외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마스크 벗는 행위는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야외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마스크 벗는 행위는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빈 기자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주임 교수는 최근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하고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방역 대응에 소홀해졌다”며 “이제라도 기존 방역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방의학과 전문의인 김 교수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과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부단장 등을 지냈다.

‘여름 주춤, 가을 확산’이란 예상과 달리 폭염 와중에 수도권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코로나19만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환절기에 강하고 온도와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활동성이 감소한다. 하지만 외국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는 기온 변화에 민감하지 않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봄철 코로나 확산이 한창이었던 것처럼 가을이 되면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될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수도권발 집단감염이 기존 신천지발, 이태원발 등 감염 사례와 다른 점은.
“그동안의 집단감염은 대부분 지역 내 거주자끼리 감염이 이뤄지거나 접촉자를 역추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N차 감염의 고리를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수도권발 집단감염은 최초 감염자조차 찾기 힘들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도 감염됐지만 누구에게 감염됐는지 역추적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확진자 추적관리가 안 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소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하면 다수의 사람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전에 이미 감염된 것 아닌가.
“맞다. 주최 측은 광화문 집회 준비를 위해 1주일 전부터 합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역대 최장 장마 탓에 실내 활동이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이 마스크 착용에 소홀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광화문 대규모 집회가 이번 집단감염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야외활동은 감염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단 인식이 있는데.
“비말을 통한 감염은 감염자의 침방울 농도가 중요하다. 실내에선 그 농도가 계속 축적돼 감염 확률이 높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광화문 집회처럼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장시간 노출되면 야외활동일지라도 충분히 비말 감염이 가능하다. 야외라고 해서 바이러스 감염에 절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이번 집단감염의 교훈이다.”
현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는 적절한 대응인가.
“만약 한 단계 격상해 3단계 수준으로 관리하면 지금 발생하는 동시다발적 집단감염을 막을 순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 유럽과 같은 봉쇄조치에 해당하고 사회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방역 당국이 일상과 방역의 갈림길에서 고심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내에서 최대한 시민들의 협조를 얻고 접촉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게 관건이다.”
대구·경북 집단감염 발생 당시 의료인력이나 병상이 부족해 논란이었다. 수도권 상황은.
“수도권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10만명 확진자까지는 감당 가능한 상태다. 문제는 위급 시 병상과 인력을 즉각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체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대구·경북 사태 당시 감염병 진료 체계가 갖춰져야 하고 민간병원과 국공립병원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6~7개월 동안 여전히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깜깜이’ 집단감염 쉽게 잡히질 않을 것 같은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대한 잘 지켜지도록 관리 감독하는 게 제일 급선무다. 깜깜이 감염이 더 이상 퍼져나가는 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접촉 의심자들을 최대한 검사받도록 해야 N차 감염도 차단할 수 있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을 얼마나 잘 방어했는지는 이 두 가지에서 결정될 것이다.”
국민 입장에선 여전히 생활방역을 잘 지키는 게 최선인가.
“다수의 국민은 할 만큼 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손 세정제 바르는 게 정말 일상으로 녹아들어야 한다. 일부 국민 사이에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사람들 시선 때문에 ‘마지 못해’ 마스크를 쓰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이제는 둘이서 대화를 하더라도 마스크를 벗어선 안 된다.”
방역 당국은 신천지 때보다 전파력이 6배 높은 GH형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는데.
“GH형은 지난 5월 이태원발 감염 때부터 거론됐다. 하지만 지금의 집단감염은 바이러스 특성 때문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전파하는 환경 때문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것이다.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국가 방역을 방해하는 행위들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나윤 기자 kim.na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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