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실버를 넘어 골드를 지나 다이아를 갈거야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49)

“난 몇 달째 골드 버튼에 있었어. 근데 난 다이아 가고 싶다고 말했지. 실버를 넘어 골드를 지나 펭TV로 다이아 갈 거야. 펭TV에 콘텐츠 만들어 언젠간 다이아를 갈 거야.”

나이는 10살, 이름은 남극 펭, 빼어날 수(秀)를 쓴다는 펭수가 흥겹게 부르는 노래다. 펭수는 EBS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에 등장하는 펭귄 캐릭터. 현재 EBS 연습생으로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 꿈. ‘깨방정’을 떠는 유쾌하고 솔직한 캐릭터로 대중적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앞의 노래는 펭수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부르는 노래다. 가수 장범준이 부른 ‘실버판테온’을 커버한 곡이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게임 유저라면 공감되는 가사를 펭수가 개사해서 부른 것이다.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 꿈인 펭수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구독자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부터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실버 버튼은 구독자 10만명, 골드 버튼은 100만 명, 다이아 버튼은 1000만 명이 되어야 한다는데 펭수는 몇 달째 골드 버튼에 있다. 하지만 인기 동영상을 만들고 구독자 수를 늘려서 다이아에 갈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노래다.

금은 고대부터 재산 축적의 수단으로, 장신구와 각종 예술품들을 만드는데 사용되어 왔다. [사진 pixabay]

게임이나 크리에이터의 세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등급이나 레벨을 나타내는 대명사로 쓰이는 실버, 골드, 플래티넘은 대표적인 귀금속의 종류이다. 다이아몬드는 보석의 황제라 불리는 가장 인기 있는 보석. 흔히 ‘실버 · 골드 · 플래티넘’ 순서로 사용되는 귀금속의 특징은 무엇일까?

귀금속은 귀하고 녹이 잘 슬지 않고, 아름다운 광택을 가지고 있는 금속으로 산출량이 적다. 일반 금속인 비철금속(동, 아연, 구리)과 차별화되며 가격이 높다. 주로 화폐 ·장신구 ·메달 ·공예품 등의 재료로 사용된다. 금· 은·백금이 대표적인 귀금속이다.

14K 반지. 주얼리에 주로 사용되는 금은 18K(금 75%)와 14K(금 58.5%)다. [사진 도로시 쥬얼리]

금(Gold)
금은 고대부터 화폐로, 재산 축적의 수단으로, 장신구와 각종 예술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 왔다. 금은 자연상태에서 고유의 색이 영구불변으로, 공기와 물속에서도 산화하지 않는다. 화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금속인 셈이다.

금의 순도는 ‘캐럿(Karat)’이라 하고, ‘K’로 표시한다. 순금인 24K는 주얼리용으로는 단단하지 못해 한두 가지 이상의 금속들과 섞어 합금해 최적의 강도와 색깔로 만들어 사용한다. 주얼리에 주로 사용되는 금은 18K(금 75%)와 14K(금 58.5%)다. 금의 종류는 색상별로 구분할 수 있다. YG(Yellow Gold)는 금에 은과 동을 첨가해 노란색을 띠는데, 주얼리에 이용되는 보편적인 합금이다. WG(White Gold)는 금에 니켈· 팔라디움·아연·동을, PG(Pink Gold)는 금과 동을 각각 합금해 흰색, 분홍색이 나는 금이다.

은 팔찌. 은은 화폐나 장신구 외에도 거울, 고급 식기, 수저 등 생활 속에서도 사용되어 왔다. [사진 판도라]

은(Silver)

은은 고대부터 금 다음으로 귀하게 여겨 온 금속이다. 흔히 귀금속 하면 ‘금은’을 떠올리기도 한다. ‘금은방’이 좋은 예다. 쓰임새도 다양하다. 은은 화폐, 장식품, 장신구 외에도 실용적으로도 사용되어 왔다. 거울, 고급 식기, 수저 등 생활 속에 들어가는 은을 적잖이 발견할 수 있다.

은은 공기 중에서 황과 결합하여 표면이 검게 변하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부드러워 작업하기 용이하고, 열전도율은 모든 금속 중에서 최고다. 은 이온과 은 화합물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조류, 곰팡이 등 일부 생물체에 높은 독성을 나타낸다. 반면 인체에는 독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고대부터 항균 및 항생 처리에 사용되어 자연항생제라고도 불린다. 순은은 무르지만, 여러 가지 금속과 합금을 만들면 단단해진다. 가장 보편적으로 ‘표준은(Sterling Silver)’을 사용하는데, 92.5%의 은과 7.5% 구리로 이루어진 합금이다. 은은 다른 금속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독특한 매력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귀금속이다.

은백색 광택의 플레티넘(백금) 반지. 오늘날에는 금보다 더 비싸다. [사진 준쥬얼리]

백금(Platinum)

플래티넘은 백금이다. 은백색 광택을 띠는 귀금속으로, 오늘날에는 금보다 더 비싸다. 백금은 생김새가 은과 비슷해 16세기 중남미 지역에서 백금을 발견한 스페인 정복자가 은을 뜻하는 ‘plata’와 비슷한 ‘platinu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높고, 고급 주얼리에 이상적인 금속이다. 10%의 이리듐을 첨가한 합금인 백금 90%인 PT 900을 주로 사용한다.

‘실버를 넘어 골드를 지나 다이아를 갈거야’라는 펭수의 노래처럼 이제 실버와 골드는 등급을 나타내는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은메달 순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지 않은가. 플래티넘은 이보다도 더 높은 단계를 의미한다. 플래티넘 자체가 보통 ‘최고’의 의미로 쓰이는 단어다.

빛깔과 광택이 아름답고 희귀해 오랜 기간 인류의 사랑을 받아온 실버 ·골드·플래티넘. 세 귀금속 모두 일반적인 레벨과는 차별화되는 클래스를 의미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