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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역대 총리 대행은 3번…'건강이상설' 아베가 대행 꺼리는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건강이상설이 증폭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다른 사람에게 임시 총리 대행을 맡길까.

"업무 불가" 스스로 인정하는 꼴 #역대 대행 총리는 머지않아 사직 #자민당 최장수 총리 축하모임도 연기

지난 20일 지지통신은 자민당 내에서 총리가 입원을 하고 그 기간 동안 아소 다로(麻生太郎) 경제부총리 겸 재무상이 직무를 대행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단 입원을 해서 치료에 전념하는게 좋겠다”(자민당 간부)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10월 임시국회도 앞두고 있어서 “총리가 야당의 추궁에 장시간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우려도 나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사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관저에 출근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사흘간의 휴가를 마치고 관저에 출근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통신에 따르면 ‘총리 임시 대리’를 두는 방안에 대해선 자민당이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가 임시 대행을 두는 순간 “총리가 집무가 불가능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아베 총리의 국정장악능력의 급락으로 이어져 아베 총리가 결국 총리직에서 내려오는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내각법 9조는 ‘총리에게 사고가 발생할 경우 또는 자리를 비우게 될 때는 미리 지정한 국무대신(장관)이 임시로 총리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총리가 내각을 꾸릴 때마다 지정하게 돼있으며, 현재는 아소 다로 경제부총리 겸 재무상이 1순위이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光) 외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상이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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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일본 총리 가운데 병환을 이유로 임시대행을 뒀던 사례는 총 3번이다. 가장 최근엔 2000년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 총리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당시 아오키 미키오(青木幹夫) 관방장관이 총리 대행을 했다.

1957년 이시바시 단잔(石橋 湛山)은 뇌경색이 발병해 당시 외상이었던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에게 임시 대리를 맡겼고, 1980년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는 총리도 과로로 쓰러진 뒤 이토 마사요시(伊東正義) 관방장관이 임시 대행을 맡았다.

이들 총리 3명 모두 임시 대행을 둔 지 얼마 되지 않아 결국 총리직을 내려놨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건강검진 이후 첫 출근을 한 지난 19일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가 건강검진 이후 첫 출근을 한 지난 19일 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민당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대위원장은 20일 총리임시대리를 둘 필요성이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총리가 판단할 일이다. 내 입장에서 말씀드릴 일은 아니다”라며 답변을 신중히 했다. 자민당의 한 각료 경험자는 지지통신에 “임시 대리를 두면, 조만간 그만둔다는 것과 같은 뜻이 된다”며 직무 대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자민당은 오는 24일 아베 총리가 연속재임일수 최장수 총리가 되는 것을 기념해, 아베 총리와 당 간부들이 27일 축하 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고 밝혔다. 25일 총리가 출석하는 간부회의도 취소했다. 자민당은 “서둘러 회의를 열 안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아베 총리의 건강상태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당분간 저녁 회식은 피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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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사흘 연속 오후 1시를 넘어 관저로 출근한다. 아베 총리는 병원 검진 후 주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등 측근들을 위주로 만나고 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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