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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열 나는 패턴으로 코로나 안다? '국민육아앱' 만든 의사

중앙일보

입력 2020.08.20 00:21

업데이트 2020.08.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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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날 때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생각일 테다. 19일에만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297명)에 육박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 대유행 초기 단계라고 판단한다”고 경고했다. 지역 감염이 확산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감염될 수 있게 됐으니 열만 나도 불안한 게 자연스럽다. 열 나는 패턴만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게 가능하긴 할까?

영유아 체온 기록 서비스 ‘열나요’ 앱을 만든 신재원 모바일닥터·에임메드 대표는 “데이터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닥터는 이미 아이를 키우는 부모 5만여 명이 앱에 입력한 체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감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KT가 함께 주관하는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A Next Generation Surveillance Study for Epidemic Preparedness)’에도 참여하고 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KT로부터 3년간 120억원을 지원받는 이 연구는 KT와 고려대병원, 메디블록과 모바일닥터가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한다. 폴인스터디〈포스트 코로나, 새로운 기회가 온다 :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에 신 대표를 섭외한 이유다.

‘열나요’ 앱은 아이의 체온과 해열제 투약(※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덱시부프로펜 두 종류의 해열제를 구분해 기록할 수 있다) 경과를 기록하는 서비스다. 아이는 시간을 정해놓고 아픈 게 아니다. 병원이 문을 닫은 시간에도 양육자는 아이를 관찰하고 투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자면 아이의 상태를 기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나온 게 열나요 앱이다. 2015년 출시된 이 앱은 단순한 기능만으로 80만 사용자를 모았다. 월간 활성 사용자는 25만 명에 달한다.

신재원 모바일닥터·에임메드 대표는 "데이터만 있으면 열나는 패턴을 가지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어느 정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모바일닥터]

신재원 모바일닥터·에임메드 대표는 "데이터만 있으면 열나는 패턴을 가지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어느 정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모바일닥터]

체온 데이터만 가지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고요?
데이터가 있으면 가능합니다. 이미 열나요 앱의 데이터를 가지고 독감 감염 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어요. 모바일닥터에는 5만 명의 체온 측정 및 투약 기록과 실제 진단명(※열나요 앱에는 병원에 가서 진단받은 걸 기록하는 메뉴가 있다) 기록까지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열나는 패턴을 보고 해당 사용자가 독감일 확률을 제시할 수 있죠.
그 기술 덕에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에 참여하게 된 건가요?
모바일 앱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독감, 수족구 등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자가 진단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요. 관련 내용을 담은 논문도 국제학술지에 곧 발표될 예정입니다.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는 더욱 의미 있는 서비스가 될 겁니다. 코로나19 역시 감염병이기 때문에 데이터만 확보하면 어느 정도 진단할 수 있어요. 유의미한 데이터가 모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래도 정확한 진단은 병원에 가서 받아야 하는 거겠죠?
정확한 진단은 검사를 통해 합니다. 그런데 검사의 정확도 역시 100%는 아닙니다. 독감을 예로 들어볼게요. 독감 검사는 분자 검사와 항원 검사가 있는데, 전자는 정확하지만, 진단까지 6시간이나 걸립니다. 항원 검사는 보통 소아청소년과나 내과에서 많이 하는 검사인데요, 바로 결과를 알 수 있지만,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요. 검사 결과 양성이면 문제가 없는데, 음성으로 나와도 독감일 확률이 있죠. 그럴 때 저희의 예측 모델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건데요,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순 없나요? 거짓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실수로 엉뚱한 데이터를 입력할 수도 있잖아요.
열나요 앱의 주 사용자는 엄마와 아빠예요. 내 아이, 그것도 아픈 내 아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니 일부러 거짓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실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만큼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튀는 데이터나 신뢰하기 어려운 데이터가 있을 수 있는데요, 이건 전처리 과정에서 솎아냅니다. 모든 데이터 업체가 그렇듯이요.
열나요 앱은 아이의 체온과 해열제 투약 경과를 진행하는 단순한 기능으로 80만 사용자를 모았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5만 명에 달한다. [사진 모바일닥터]

열나요 앱은 아이의 체온과 해열제 투약 경과를 진행하는 단순한 기능으로 80만 사용자를 모았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5만 명에 달한다. [사진 모바일닥터]

‘육아인’에게 필수 앱이라 불리는, 빌 게이츠도 가치를 알아본 앱이지만, 사실 신 대표가 걸어온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수익모델을 찾지 못했다. 앱에 광고를 넣고 싶다는 문의도 많았지만 “좁은 스마트폰 화면에 배너 광고를 덕지덕지 붙이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통해 현금을 태우며 버티는데요, 투자를 유치하진 못한 건가요?
사용자에게 독감 감염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된 2017년과 2018년, 투자를 유치하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의료 서비스 기업인 에임메드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 지금은 자회사로 편입됐습니다.
투자자들이 왜 투자를 결심하지 못했던 건가요?
버티컬 플랫폼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열나요 앱은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특정 영역에서 시작한 버티컬 플랫폼이니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셨나요?
모든 걸 다 아우르는 플랫폼이 되려고 하면 네이버나 카카오를 이길 수 없습니다. 결국 스타트업은 좁고 강한 버티컬 서비스로 승부를 봐야 하죠. 그리고 거기서 수익 모델을 찾아내야 해요. 열나요 앱은 커머스로의 확장을 준비 중입니다. 유료 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입니다. 열나요 앱은 아이를 위한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유·아동 물품을 살 수 있는 커머스로의 확장은 상상이 가는데요, 유료 서비스라면 소비자에게 직접 과금을 하는 모델인가요?
반드시 소비자가 돈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아이사랑 카드나 국민행복 카드 같은 등 보육료 결제 카드를 갖고 있는데요, 카드사에서 열나요 앱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혜택으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죠.

결국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도 데이터 싸움이 될 겁니다. 모바일닥터는 환자가 직접 생산한 데이터, 즉 PGHD(Patients Generated Health Data)를 가진 유일한 플랫폼입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가장 좋은 도구는 손가락이라고 했잖아요. 그 어떤 고가의 장비 없이도, 어디서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데이터라는 점에서 PGHD는 매우 강력한 데이터에요. 그걸 밸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높이 평가한 거죠.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신 대표는 의학전문 기자, 메디컬 정보 플랫폼을 거쳐 열나요 앱을 만들었다. 그는 과연 긴 창업 여정 끝에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좁은 서비스로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그 답은 〈포스트 코로나, 새로운 기회가 온다 : 디지털 헬스케어의 미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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