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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 바이든, 대권 도전 32년 만에 미국 대선후보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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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당대회 이틀째인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된 직후 영상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당대회 이틀째인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된 직후 영상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현지시간) 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1988년 대권에 처음 도전한 이후 32년 만에 대선 후보가 됐다. 이로써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맞대결이 공식적으로 성사됐다.

29세에 상원의원 당선 정계 입문 #클린턴·카터·파월 등 지지발언 #“미국의 도덕적 가치 투영할 사람” #샘 박, 한국계 첫 민주당 전대 연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 투표를 통해 전체 대의원의 반수(1991명) 이상을 확보해 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후보로 확정된 직후 바이든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의 한 학교에서 부인 질 여사와 함께 화면에 등장했다. 그는 “진심으로 매우, 매우 감사하다. 나와 가족에게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짤막하게 소감을 말했다. 공식 후보 수락은 20일 무관중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수락 연설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 77세인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도전자다. 그는 88년 대선에 처음 도전했고, 20년 만인 2008년 재도전했으나 모두 당내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바이든은 델라웨어대와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거쳐 69년에 변호사가 됐다. 이듬해 카운티의회 의원에 선출돼 정계에 입문했다. 29세 때인 72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 기록을 세웠다. 이후 내리 6선에 성공해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다. 2008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진 뒤 그의 러닝메이트로 뽑혀 8년간 부통령을 맡았다. 29세에 상원의원에 선출된 뒤 77세에 대통령 후보가 된 바이든은 정계 입문부터 대선후보까지 최장 간격을 가진 후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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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은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된 다음 달 교통사고로 아내와 한 살짜리 딸을 잃었다. 이후 5년간 두 아들을 홀로 키운 싱글대디였다. 상실감에 폐인처럼 생활하던 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지금의 부인 질 여사다. 바이든은 사전 녹화된 영상에서 “그(질)는 우리를 다시 뭉치게 했다. 내 삶을 돌려주고, 우리에게 가족을 돌려주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 미비 등 트럼프의 실패를 주로 비판했던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과 달리 둘째 날은 국가 안보, 건강보험, 총기 소지 같은 주제가 등장했다. 진보 성향부터 공화당원까지 다양한 연사가 참여했다. 진보의 아이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합참의장·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이 지지 발언을 했다. 파월은 바이든이 “독재자와 폭군의 아첨을 거부하고 해외에서 미국의 도덕적 가치를 투영할 사람”이라며 트럼프와 대비시켰다. 이 밖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존 케리 전 국무장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 전 주일대사 등이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은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차세대 리더 17명이 함께 만들었다. 과거에는 유망 정치 신인 1명에게 ‘라이징 스타’ 연설 기회를 줬는데, 올해는 다양한 이력과 인종·성별로 구성된 리더군을 뽑았다.

한국계 이민 2세 변호사인 샘 박(한국명 박의진·34)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그중 한 명이다. 한국계 정치인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것은 처음이다. 박 의원은 자신을 “게이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첫 조지아 주의회 의원”이라고 소개한 뒤 건강보험 접근권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4년 민주당 전대에서 ‘라이징 스타’ 연설을 한 뒤 전국적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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