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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라진 1%대 주담대…코픽스 낮아져도 대출금리 오르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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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기준 잣대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낮아졌다. 그런데 일부 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대형 은행 중 처음으로 1%대 금리를 선보였던 NH농협은행은 주담대 금리 하단을 2%대로 조정했다. 일부 은행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린 탓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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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은행권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7~0.08%포인트 떨어졌다. 시장금리 변동 영향이 가장 신속하게 반영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6월 0.89%를 기록한 데 이어 7월 0.81%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1.63%에서 8개월 연속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주요 8개 시중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한 비용의 평균이다. 코픽스가 낮아졌다는 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졌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를 따라 움직인다. 코픽스가 내려가면 대출 금리 역시 내려가는 게 자연스럽다.

떨어지는 코픽스 금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떨어지는 코픽스 금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픽스가 내렸는데도 주담대 금리가 높아졌다는 건 은행이 자체적으로 가산 금리를 높였거나 우대금리 혜택을 줄였다는 뜻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뺀 값이다. 가산금리는 업무 원가, 신용 프리미엄,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조정한다.

1%대 주담대 한 달 만에 사라져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이 7월 코픽스를 반영해 8월 19일부터 새롭게 적용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계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연 2.04∼3.90%이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민은행은 8월 19일 기준 2.23∼3.73%다. 6월 코픽스를 반영하기 시작한 7월 16일 (2.21∼3.71%)에 비하면 0.02%포인트 높다. 농협은행도 마찬가지다. 농협은행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16일 1.96∼3.57%까지 내려갔다. ‘1% 주담대 시대를 열었다’며 주목받았지만 이날 금리를 0.08%포인트나 올렸다. 신한은행 주담대 역시 19일 기준 2.31~3.56%의 수준으로 지난달(2.29~3.54%)에 비해 높아졌다. 반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달 대비 0.06%포인트, 0.01%포인트 낮은 주담대 금리를 선보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1년에 4차례 고정적으로 조달비용을 반영해 원가를 조정한다"며 "2분기 금융채 금리 상승 등 비용을 산출해 최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신잔액 기준 코픽스 대비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상품에 고객 쏠림 현상이 심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렸다는 설명이다. 신규 코픽스는 해당 기간에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을 빠르게 반영한다.

사그라들지 않는 주택 구매 수요가 주담대 인상을 부채질했다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이 떨어지든 말든 비싸게 대출을 내줄수록 이익”이라며 “금리를 올린 것은 이 정도를 인상해도 주담대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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