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말리서 쿠데타 … 대통령, 구금 상태로 하야 발표

중앙일보

입력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서부에 있는 말리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 현직 대통령이 구금된 채로 사임 발표를 했다.  

케이타 대통령 "피 흐르길 원하지 않아" #부정선거·경제파탄·부패로 시위 지속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 군사 쿠데타가 발생해 구금됐던 그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AFP=연합뉴스]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 군사 쿠데타가 발생해 구금됐던 그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CNN,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은 반란군에 구금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시간 후 국영방송을 통해 자신은 사임하고 의회를 해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케이타 대통령은 “내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피가 흐르길 원하지 않는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방송화면 하단에는 ‘퇴임하는 대통령’이란 자막이 나왔고, 케이타 대통령은 자신의 사임이 즉시 유효하다고 했다. 2013년 집권해 2018년 재선한 그는 임기가 3년 남은 상태였다.     

말리 반란군과 시민들이 지난 18일 케이타 대통령의 사저 앞에 모여있다. [AP=연합뉴스]

말리 반란군과 시민들이 지난 18일 케이타 대통령의 사저 앞에 모여있다. [AP=연합뉴스]


이날 말리 수도 바마코에선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케이타 대통령과 부부와 시세 총리를 포함한 정부 고위급 인사들을 억류했다. 반란군은 이날 바마코 외곽 카티 육군기지에서 반란을 일으킨 후 대통령 사저를 급습했다. 카티 기지와 케이타 대통령 사저 등을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군사 쿠데타 소식에 케이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해 온 시위대는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반겼다. 말리에선 지난 3월 총선 이후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케이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달았다. 경제 파탄과 부정부패 의혹에 국민의 불신이 커진 것도 시위를 촉발한 원인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지난 18일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자 반기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 [AP= 연합뉴스 ]

지난 18일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자 반기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 [AP= 연합뉴스 ]

아프리카 역내기구와 과거 식민종주국인 프랑스 등은 쿠데타 주도세력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말리의 정국 혼란을 중재해 온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군인들에게 즉각 카티 막사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번 군사 반란을 "가장 강도 높은 용어로 비난한다”며 군인들의 복귀를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반란군이 대통령을 구금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피터 팜 미 국무부 사헬지역 특사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거리에서든 보안군에 의해서든 모든 비헌법적 정부 교체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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