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74분의 혈투… 야탑고가 웃었다, 제물포 누르고 8강행

중앙일보

입력

야탑고 투수 송승기

야탑고 투수 송승기

4시간 30분이 넘는 혈투 끝에 야탑고가 대통령배 8강에 진출했다.

우완 송승기 5이닝 1자책점 호투

야탑고가 1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16강전에서 제물포고를 12-11로 이겼다. 야탑고는 2014년 이후 6년만에 준준결승에 올랐다.

초반엔 야탑고가 앞서갔다. 제물포고 선발 유동화와 에이스 김건우(4와 3분의 2이닝 2실점)를 상대로 5회까지 4점을 뽑아내며 4-2로 리드했다. 선발 권지민도 4이닝 2실점으로 잘 버텼다.

하지만 제물포고가 3-4로 뒤진 7회 말 뒤집기에 성공했다. 제물포고는 볼넷 3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송치원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역전했다. 정호윤과 김지후의 안타까지 터지면서 제물포고는 8-4까지 달아났다. 야탑고도 끈질겼다. 8회 3점을 뽑아 한 점 차까지 추격한 데 이어 9회 오서준의 3루타 이후 대타 문영웅이 동점 적시타를 터트려 8-8 균형을 맞췄다.

승부치기로 진행된 연장전은 11회에야 끝났다. 10회 1점씩을 얻은 두 팀은 11회 초 야탑고가 3득점을 올렸고, 제물포고는 2점을 뽑는데 그쳤다. 7회부터 등판한 야탑고 투수 송승기는 박동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마운드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뻐했다. 오후 4시 21분에 시작된 경기는 8시 55분에 끝났다.

김성용 야탑고 감독은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잘 해줬다. 역전을 당하고 포기하지 않고 쫓아간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야탑고는 19일 준준결승, 20일 준결승까지 연이어 치러야 한다. 김성용 감독은 "어차피 투구수 제한 때문에 모두가 같은 조건이다.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8강 상대인 상원고와 마산고의 경기를 지켜봤다.

김 감독은 연장전 당시 마운드에 올라가 송승기에게 "너 밖에 없다. 자신있게 던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송승기는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다. 이기려는 생각으로 버텼다. 저 말고 다른 투수들도 있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다"고 했다. 송승기는 "3학년은 이번이 마지막 전국대회라 꼭 우승까지 가고 싶다"고 했다.

송승기는 이날 5이닝 동안 안타 2개, 볼넷 5개를 주고 4실점(1자책) 승리투수가 됐다. 승부치기로 내보낸 주자 3명을 감안하면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89개를 던진 송승기는 투구수 제한 규정상 3일을 쉬고 열리는 결승에서 다시 등판할 수 있다. 송승기는 "친구들과 후배들이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결승에서 꼭 다시 던지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