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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DJ 동교동 사저 지하실, 돈 아닌 책으로 가득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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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 사저) 지하에 금고가 있다는 소문이 많이 났는데 가서 보니 금고는 없고 서가(책장)만 꽉 차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사진전 개막식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서재에 있던 책상을 살펴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사진전 개막식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서재에 있던 책상을 살펴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1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서거 11주기를 맞아 국회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동교동 사저·유품 사진전’에 참석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DJ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야말로 살이 되는 귀한 말씀을 많이 듣고 컸다”며 꺼낸 일화였다. 이날 행사는 DJ의 3남 김홍걸 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다.

이 대표는 “책을 꺼내서 보니까 우리는 밑줄 긋는 정도로 책을 읽는데 김 전 대통령은 거기다가 당신 생각을 각주로 붙여놓은 걸 봤다”며 “여기다가 이건 우리 현실 맞는지, 맞지 않는지 이렇게까지 정독하시는 분도 없다는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1973년 8월 김 전 대통령이 일본에서 피랍됐다가 생환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은 게 서울대 재학시절 민주화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였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꺼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 나라를 ‘독재국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이 나라가 어떻게 ‘독재국가’가 됐는지 모르겠지만, 국가를 제대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DJ의 삶의 궤적을 빌어 지난 7월 민주당의 단독 입법 과정을 "의회 독재"라고 비판해 온 야당에 반박한 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 추도식에 참석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헌화, 분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 추도식에 참석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헌화, 분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되새긴 DJ의 정신은 달랐다. 김 위원장은 앞서 말한 정세균 총리의 추모사 중 "김 전 대통령은 화합의 힘을 믿었다"는 대목을 넘겨 받아 “통합과 화합은 각자가 서로 겸허한 자세를 가졌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나치게 힘이 세다고 힘만 행사할 것이 아니라 겸허한 자세로 권력을 절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통합과 화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저도 통합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176석 거여(巨與)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날 추도식에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정세균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 대표, 김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낙연·김부겸·박주민 민주당 대표 후보도 모두 참석했다. 최근 재산분쟁으로 얼굴을 붉힌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3남 김홍걸 민주당 의원 외에 권노갑·정대철·한광옥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원로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추도식에 앞서 묘소에 참배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장남 건호씨도 자리했다.

추도식에 참석한 여권 인사들은 “비범하고 큰 정치인 DJ, 험난하고 고통스러웠지만 빛나던 그 길, 우리도 함께 가겠다”(박병석 국회의장), “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믿고 화합을 믿고 평화를 믿으셨던 대통령님의 신념과 생애를 되돌아보며 각오를 다진다”(정세균 국무총리) 는 등의 추모사를 남겼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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