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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하락하는 감사보고서 '적정' 비율…지난해 97.2%로 뚝

중앙일보

입력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2019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한정' 등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법인이 전년보다 22곳 증가한 65곳으로 집계됐다. 여행·항공·의류·자동차부품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일부 상장법인은 적정 의견을 받았더라도 '중대한 불확실성이 생겼다'는 사실을 감사보고서 내 강조사항으로 기재했다.

적정의견 비율 97.2%…5년째 하락

18일 금융감독원이 외국 법인과 페이퍼컴퍼니를 제외한 상장법인 2301곳의 2019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중 2236곳(97.2%)이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 적정의견을 받지 못한 상장법인은 총 65곳으로 '한정' 의견을 받은 법인이 7곳, '의견거절'을 받은 법인이 58곳이었다. 상장법인은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을 경우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2019 회계연도 상장법인 감사보고서 분석 자료. 금융감독원

2019 회계연도 상장법인 감사보고서 분석 자료. 금융감독원

상장법인이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는 비율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5년 99.4%였던 적정의견 비율은 2016년 99%, 2017년 98.5%, 2018년 98.1% 등 지속적으로 하락해오다 2019년 97.2%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비적정 의견을 받는 상장법인 수는 12곳에서 65곳으로 계속 늘어갔다. 금감원은 2015년부터 외부감사법 개정을 추진 및 시행하는 과정에서 엄격한 감사환경이 조성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산 규모 작을수록, 코스피보단 코스닥이 '비적정의견↑'

2019년 감사보고서 비적정 의견 사유로는 감사범위제한(62곳)이 가장 많았고 계속기업 불확실성(42곳), 회계기준 위반(1곳) 등이 있었다. 한 기업이 여러 가지 사유로 비정적 의견을 받는 경우도 많았으며 이 경우 각각 사유를 중복 집계했다.

시장 유형별로 보면 적정의견 비율은 유가증권 99.1%, 코스닥 96.4%, 코넥스 93.9% 순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별로 보면 5000억원 이상 법인의 적정의견 비율이 100%인 데 반해 1000억~5000억원은 98.7%, 1000억원 미만은 94.3%로 점점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은 규모가 큰 기업에 비해 작은 기업은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내부통제 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아 비적정 의견이 많은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 탓 '불확실성' 강조사항으로 써넣은 회사들

적정의견 상장법인 2236곳 가운데 감사보고서에 강조사항을 기재한 상장법인 수는 308곳(13.4%)으로 전년도(294사, 13.2%)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강조사항이란 감사의견에 영향은 없지만, 재무제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고 이용자의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기재하는 사항을 말한다. 과거 강조사항으로 기재됐던 '영업환경 변화', '중요한 거래' 등이 핵심 감사사항으로 옮겨간 덕에 강조사항 기재 상장법인 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객들이 해외 입국자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객들이 해외 입국자 안내를 받고 있다. 뉴스1

올해 감사보고서에 강조사항을 기재한 상장사 가운데는 여행(6곳), 항공(5곳), 의류(3곳), 자동차부품(2곳) 등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대한 불확실성'을 떠안게 된 곳이 많았다. 이 밖에 특수관계자 등과의 중요한 거래가 있었거나 합병 등 영업환경 또는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었던 경우, 해당 사항이 주로 강조사항으로 기재됐다.

빅4 점유율 떨어지는 추세라지만…시총 비중은 87.8%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소위 '빅4' 회계법인은 2019년도 상장법인 2301곳 중 879곳(38.2%)을 감사해 점유율이 전년 대비 4.5%포인트 하락했다. 빅4 점유율은 2015년(50.5%) 이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빅4 회계법인의 점유율은 유가증권 시장 내에선 62.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스닥시장에선 26.7%로 비교적 낮았다. 다만 빅4 회계법인이 감사하는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447조원으로 전체 상장법인 시총의 87.8%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9 회계연도 상장법인 감사보고서 분석 자료. 금융감독원

2019 회계연도 상장법인 감사보고서 분석 자료. 금융감독원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의 회계처리 부담을 완화해주고 회계처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K-IFRS(변경 회계기준) 질의회신 범위를 확대하고, 충분한 회계처리 사례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감사품질이 높은 회계법인에 인센티브 등을 제공해 회계법인이 가격 중심의 수임 경쟁을 지양하고 감사품질 중심의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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