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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호 사고 이영기 주무관, 12일 만의 '눈물의 영결식'

중앙일보

입력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영기(32)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영기(32)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영기(32)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춘천시청 광장에서 춘천시 장(葬)으로 엄수됐다.

이재수 시장 시청에 ‘추모 나무’ 심기로 #이 주무관 동료들 “영원히 기억하겠다”

 이날 영결식에는 이 주무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유가족과 동료 등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조사, 고별사, 헌화와 분향 등 순서로 진행됐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조사에서 “2020년 8월 6일 오전11시29분 그 이전으로 돌릴 수는 없을까요. 오늘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무력함에 허망합니다. 미어집니다. 참으로 아픕니다”라며 “어떤 예우가 그 희생을 채워주겠습니까마는 성심을 다한 추도로 님을 기억하려 합니다”라고 애도했다. 이어 이 주무관이 공직자의 책무를 다했던 시청에 ‘영기 나무’를 심고, 그 옆으로 추모할 작은 벤치도 놓겠다고 약속했다.

 고별사는 이 주무관과 동고동락한 환경정책과 장영진 주무관이 낭독했다. 장 주무관은 “공직생활을 하는 내내 옆에 있을 줄 알았던 동료가 차가운 물 속에 빠졌다고 했을 때,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라며 “곁에 있을 때 부끄럽더라도 좀 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아껴줄 걸 이렇게 동료를 잃고 난 지금 후회가 되는 일뿐이라 정말 미안하고 한스럽습니다”라고 읽어나갔다.

더 아껴줄 걸 미안하고 한스러워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영기(32)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끝난 뒤 운구행렬이 영결식장을 떠나고 있다.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영기(32) 주무관의 영결식이 18일 오전 춘천시청 앞 광장에서 끝난 뒤 운구행렬이 영결식장을 떠나고 있다.

 그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시청 전 직원들은 결코 이영기 주무관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업무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모은 일에 열정을 갖고 임했던 훌륭한 공직자였음을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라며 “폭우가 내리던 날에도 용감하게 빗속을 뚫고 들어가 업무를 수행했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도 공직자가 지녀야 할 책임감과 사명감을 끝까지 이어가겠습니다”고 약속했다.

 장 주무관은 “낯선 환경에 어색해하는 저에게 환하게 웃으면서 ‘잘 지내보자’라고 다가와 주신 영기형의 모습이 생생하게 생각납니다”라며 “먼 훗날 하늘나라에 가서 만날 때까지 편히 쉬십시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며 끝을 맺었다. 춘천시는 이 주무관을 8급에서 7급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이 주무관은 춘천 동산추모공원에 안장된다.

 한편 의암호 전복사고는 지난 6일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7명이 실종돼 이날 현재까지 1명이 구조되고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 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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