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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하면 교통사고 28% 늘어난다…20대가 가장 취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덥고 습한 날씨로 불쾌지수가 높아지면 교통사고가 28%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 폭염경보를 비롯해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17일 오후 대구 달구벌대로를 지나는 차량에 뙤약볕이 반사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뉴스1

대구·경북 폭염경보를 비롯해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17일 오후 대구 달구벌대로를 지나는 차량에 뙤약볕이 반사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뉴스1

현대해상은 18일 여름철 고온다습 현상으로 인한 불쾌지수 상승, 타이어 펑크 등과 교통사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혹서기 교통사고 특성 분석’을 발표했다. 최근 3년간 여름철(6~8월)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 69만 건을 분석한 결과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불쾌지수가 80 초과일 때 일평균 교통사고는 55건으로, 불쾌지수가 80 이하(일평균 43건)일 때보다 사고가 28% 증가했다. 불쾌지수(discomfort Index)는 날씨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불쾌감의 정도를 나타내는데, 기온과 습도로 계산한다. 80이 넘어가면 불쾌한 느낌이 들고, 86 이상이면 참기 어려운 불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본다.

불쾌지수 80초과인 날 시간대별 사고 발생 건수.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4시 사이 사고가 가장 많다. 현대해상

불쾌지수 80초과인 날 시간대별 사고 발생 건수.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4시 사이 사고가 가장 많다. 현대해상

불쾌지수가 80을 넘는 날에는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2~4시 사이 사고의 22.7% 발생했다. 해당 시간대 여름철 평균 사고 발생 비율과 비교해보면 8.2%포인트 높은 수치다. 현대해상 측은 “작은 불쾌감에서 시작한 운전자 간 다툼이나 휴가철 교통체증은 안전운전을 방해하는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20대가 고온다습한 날씨에 취약…사고 비율 늘어

덥고 습한 날씨에 사고가 많이 늘어나는 연령대는 20대로 조사됐다. 20대는 불쾌지수가 80 이하일 때는 전체 교통사고의 9.2%를 차지하는데, 불쾌지수가 80이 넘어가면 이 비율이 17.2%까지 늘어난다. 다른 연령대인 30대(불쾌지수 80 이하 19.5%→불쾌지수 80 초과 15.1%)ㅡ 40대(23.5%→20.5%) 등은 발생 비율이 줄어든다. 2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온 다습한 날씨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20대의 경우 휴양지 사고 비율이 38%로 30대(22%), 40대(20%) 등에 비해 높았고, 음주운전도 여름철(37.8%)이 봄(25.9%) 등 다른 계절에 비해 많았다.

여름 휴가철 휴양지에서 발생한 음주사고의 시간대별 비율. 오후 2~4시에 음주사고가 가장 많았다. 오전 8~10시에 일어나는 음주사고도 12%가 넘었다. 현대해상

여름 휴가철 휴양지에서 발생한 음주사고의 시간대별 비율. 오후 2~4시에 음주사고가 가장 많았다. 오전 8~10시에 일어나는 음주사고도 12%가 넘었다. 현대해상

휴가철(7월 15~8월 16일) 휴양지 시간대별 사고를 분석해보면 휴양지 사고는 오후 2~4시(17.6%)에 집중됐다. 음주 운전 사고도 해당 시간대의 사고 발생비율이 14.6%로 가장 높았다. 특히 음주 사고는 오전 8~10시에도 12.3%가 일어나 주간 음주단속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타이어펑크 사고 65% 증가...치사율 일반 교통사고의 6.5배 

기온이 30도 이상일 때 타이어펑크 사고가 65% 늘어났다. 타이어펑크 사고의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보다 6.5배 높았다. 여름철 타이어 사고 증가 원인으론 자동차가 고속 주행 시 타이어에 열이 축적돼 타이어가 터지는 변형 현상인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 현상이 꼽힌다. 여름철 기온이 높아져 아스팔트 온도가 50도를 넘게 되면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 증가한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김태호 박사는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타이어 공기압을 표준 압력보다 10~20% 정도 높게 하고 타이어 상태를 수시 점검해 마모된 경우에는 미리 교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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