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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서울 3년간 3억 더 벌어졌다···갭투자에 잽도 못날린 文정부

중앙일보

입력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 ‘갭’(매매가-전세가)이 평균 3억원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도 올랐지만, 매매가가 더 가파르게 오른 탓이다.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8867만원, 전셋값은 5억879만원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은 51.5%로 나타났다.

[팩플데이터]③전국 아파트 897만세대 전수 조사

중앙일보가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전국 아파트 단지 3만7339곳 중 KB시세가 적용된 1만9260개 단지(897만 세대)를 조사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과 지난달의 KB시세를 분석했다. KB시세는 국민은행이 매주 발표하며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사용한다.

이번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갭투자(전세를 끼고 나머지 차액만 구해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각종 규제를 내놓았다. 하지만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게 벌어져 갭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① 강남·서초 아파트 전세 평균 9억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 상하위 5곳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 상하위 5곳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 3년 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3억6248만원(57.9%), 전세는 6662만원(15.1%)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3년 새 70.6%→51.5%로 떨어졌다. 갭 평균이 1억8000만원에서 4억8000만원까지 벌어져, 갭 투자가 더 어려워졌다.
· 서울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구(21.3%)-송파구(20.7%)-종로구(20.2%) 순이다. 하지만 매매가 상승률은 더 높았고, 송파구(60.4%), 강남구(57.5%), 종로구(47.3%) 순이었다.
· 특히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 많이 올랐다. 현 정부 출범 후 2년간(2017년 5월~2019년 7월) 상승률은 4.9%였지만, 그다음 1년 새 9.7% 더 올랐다. 구별로는 강남구(16.1%)-송파구(14.7%)-서초구(10.2%)의 최근 전세 상승률이 높았다. 강남구(9억 4364만원)와 서초구(9억 4255만원)는 평균 아파트 전셋값이 9억원을 넘어섰다.

② 전국 전세가 평균 8.1%↑…세종은 46.6% 급등

문재인 정부 3년 아파트 매매·전세가 상승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3년 아파트 매매·전세가 상승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현 정부 출범 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28.9%, 전세가격은 8.1% 올랐다. 갭 차이는 전국적으로도 벌어졌다.
· 세종시는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급등세다(각각 47% 증가). 하지만 전세가율은 42.4%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최하위다. 집값의 절반 이하로 전세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 세종시에는 그동안 신축 아파트 공급이 꾸준했다.
· 수도권에선 경기 하남시의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31.7%, 평균 +1억1083만원). 2기 신도시인 위례·미사 등이 위치했다.
· 대전 서구(24%)와 중구(23.7%), 전남 광양시(21.7%) 등도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다. 반면 경남 거제시(-25.4%), 경북 경주시(-13.6%), 경남 김해시(-13.6%) 등은 하락 폭이 컸다.

팩플데이터

③ 경북·경남은 전세보다 매매 하락세 커…'깡통전세' 우려도

문재인 정부 3년, 지역별 전세가율 변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문재인 정부 3년, 지역별 전세가율 변화.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3년 새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는 더 벌어졌다. 서울(57.9%), 경기(28.2%), 인천(16.7%) 등에선 올랐지만, 제주(-1.5%), 충북(-1.9%), 울산(-3.1%), 강원(-4.2%), 경북(-9.1%), 경남(-9.2%)에선 내려갔다.
· 경북, 경남 등에선 전셋값보다 매매가가 크게 떨어졌다. 지난 3년 새 경북 아파트 전세가는 5%, 매매가는 9.1% 떨어졌다. 경남 역시 전세가(-7.3%)보다 매매가(-9.2%) 하락 폭이 컸다. 경남의 전세가율은 3년 전 70.1%에서 올해 71.6%로 올라갔다.
· 제주, 강원, 전북, 충남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파트값을 조사한 시군구 218곳 중 98곳에서 전세가보다 매매가 하락 폭이 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전세가격이 집값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전세'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등 위기 상황이 오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100%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

④ 어떻게 조사했나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전용면적별로 개별 시세를 분석했다. KB시세에서는 상위평균가-일반평균가-하위평균가의 3가지 시세를 제공하는데, 이번 분석에선 일반평균가를 활용했다. 면적별 일반평균가를 면적별 세대 수에 곱해 아파트 단지 전체의 매매·전세 가격을 구했고, 이 값을 단지 전체 세대 수로 나눠 그 단지의 평균 매매·전세 가격을 산출했다. 같은 방법으로 지역별 평균가격도 계산했다. 2017년 5월 이후 입주한 신축 단지에 대해서는 KB시세 최저가와 지난달 가격을 비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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