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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부부 ‘3분의1 등교’ 비상 “연차 다 써 애 돌볼 방법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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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도권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번지며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7일 대전의 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받으러 온 시민을 향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수도권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번지며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7일 대전의 한 보건소에서 의료진이 검사받으러 온 시민을 향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맞벌이 부부인 김모(38·서울 성동구)씨는 17일 “회사에 육아휴직을 신청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2학기 등교일이 줄 것이란 안내를 받았는데, 1학기 때 나와 아내의 연차를 대부분 써버려 아이를 돌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더 이상 양가 어르신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 회사를 쉬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친척 손 빌리기 더는 힘들어 #대책 없어 육아휴직해야 할 판”

교육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의 등교 인원을 3분의 1로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김씨처럼 1학기 때 휴가를 쓰거나 친척의 손을 빌려 ‘육아 공백’을 메웠던 학부모들은 ‘보육 고통’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등교 인원을 전교생의 3분의 1로 제한하면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2회 등교하고 3~4일은 집에 머문다. 지난 7월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3분의 2 수준의 등교를 예상했던 수도권 학부모들은 급히 돌봄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직장맘 박모(44·서울 강남구)씨는 “2학기엔 1학기와 달리 더 많이 등교할 줄 알았던 두 아이 모두가 실망했다. 집에 있을 아이들을 어떻게 뒷바라지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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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인천지역 학부모 커뮤니티 이용자는 “하루종일 심심하다는 아이들과 한 학기 동안 집에 머물게 생겼다”면서 “이제는 외출도 못 하는 상황이라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우울하다”고 글을 남겼다.

개학이 코앞이지만 아직 등교 계획을 공지하지 않은 유치원이나 학교도 많아 혼란이 크다. 일선 학교에선 3분의 2 등교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침이 바뀌어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사는 김모(37)씨는 “아직도 학교에서 문자가 오지 않았다”며 “아이가 다니는 학원도 계획을 알려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렸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등교를 전면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3단계로 바뀔 수 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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