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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서 주목 받는 젊은 추상화가 3인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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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 부기'전이 열리고 있는 대구 리안갤러리 전시장. 왼쪽 그림이 이나 겔큰, 오른쪽이 메간 루니 작품이다. [이은주 기자]

'행오버 부기'전이 열리고 있는 대구 리안갤러리 전시장. 왼쪽 그림이 이나 겔큰, 오른쪽이 메간 루니 작품이다. [이은주 기자]

이나 겔큰의 작품들이 걸려 있는 대구 리안갤러리 전시장. [리안갤러리 대구]

이나 겔큰의 작품들이 걸려 있는 대구 리안갤러리 전시장. [리안갤러리 대구]

지금 세계 미술계에서 떠오르는 작가는 누구일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술 애호가들은 새롭게 등장하는 작가들을 포착하기 위해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대구 리안갤러리의 전시 '행오버 부기(Hangover Boogie)'는 최근 유럽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디어· 설치 작업도 아니고 순수회화, 그것도 추상회화 영역에서 자신만의 양식을 구축해온 젊은 작가 3인의 작품을 만나볼 기회다.

대구 리안갤러리 '행오버 부기'전 #이나 겔큰, 메간 루니, 크리스 서코 #젊은 작가들이 발산한 추상화 매력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는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그레고어 얀센 관장에게서 유럽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작가 10인을 추천받았다"며 "그중 우리가 최종 3인을 엄선해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뒤셀도르프는 독일에서 예술과 기술을 리드하는 젊은 도시로, 이곳을 대표하는 미술관인 쿤스트할레는1967년 설립 초기부터 요셉 보이스, 백남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 예술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해온 곳이다.

유럽의 전문가와 한국 아트 마켓의 감식안을 거쳐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작가가 이나 겔큰(Ina Gerken·33), 메간 루니(Megan Rooney·34), 크리스 서코(Chris Succo·41)다. 겔큰과 서코는 독일 출신이고, 메간 루니는 캐나다 출신. 겔큰은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공부했고, 루니와 서코는 런던 골드미스 대학에서 공부했다.

이나 겔큰(Ina Gerken)

이나 겔큰, Untitled, 2020, acrylic and Japanese paper on polyester canvas, 180x240cm.[리안갤러리 대구]

이나 겔큰, Untitled, 2020, acrylic and Japanese paper on polyester canvas, 180x240cm.[리안갤러리 대구]

이나 겔큰, Untitled, 2019, acrylic on canvas, 150x120cm. [리안갤러리 대구]

이나 겔큰, Untitled, 2019, acrylic on canvas, 150x120cm. [리안갤러리 대구]

"어릴 때부터 삼촌이 그린 대형 추상회화 작품에 늘 둘러싸여 있었다"는 겔큰은 화폭 안에 무정형의 색 덩어리를 무심한 듯이 배치하고 그 위에 선을 자유롭게 낙서하듯이 휘갈겨 놓은 것이 특징이다.  흥미로운 것은 마구 펼쳐놓은 듯한 이 색면과 선이 독특한 감흥을 선사하며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이다. 화려하지만 친근하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전반에 안정감이 배어 있다. 색의 조화 자체가 주는 매력도 크다.

메간 루니(Megan Rooney)

메간 루니, The Miinglers, 2019, acrylic, pastel, oil on canvas, 200x150cm. [리안갤러리 대구]

메간 루니, The Miinglers, 2019, acrylic, pastel, oil on canvas, 200x150cm. [리안갤러리 대구]

메간 루니, Dodge Ford Toyota Idaho, 2019, acrylic, pastel, oil on canvas, 200x150cm.[리안갤러리 대구]

메간 루니, Dodge Ford Toyota Idaho, 2019, acrylic, pastel, oil on canvas, 200x150cm.[리안갤러리 대구]

'행오버 부기' 전시장 풍경. 메간 루니 작품들이 보인다. [리안갤러리 대구]

'행오버 부기' 전시장 풍경. 메간 루니 작품들이 보인다. [리안갤러리 대구]

루니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작품만 선보이지만, 해외 무대에서 그는 훨씬 큰 규모의 회화 작품을 선보이고 조각과 설치, 퍼포먼스 등의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해온 작가다.

그의 그림은 추상화와 구상화 중간쯤에 있다. 그 화면에 보이는 형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대상은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부드럽고 몽환적인 이미지는 보는 이에게 묘한 향수를 자극한다.  얀센 관장은 "루니의 작품 속 대상은 화면에 드러나는 동시에 사라진다. 이때 화면 안에 있는 무정형의 색 덩어리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워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크리스 서코(Chris Scuucco)

크리스 서코, Untitled, 2020, oil and lacquer on canvas, 162x132cm. [리안갤러리 대구]

크리스 서코, Untitled, 2020, oil and lacquer on canvas, 162x132cm. [리안갤러리 대구]

크리스 서코, Untitled, 2020, oil and watercolor on canvas, 162x132cm..[리안갤러리 대구]

크리스 서코, Untitled, 2020, oil and watercolor on canvas, 162x132cm..[리안갤러리 대구]

대구 리안갤러리 전시장. 크리스 서코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리안갤러리 대구]

대구 리안갤러리 전시장. 크리스 서코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리안갤러리 대구]

작업에 있어서 다양한 재료와 제작 방법을 탐색해온 서코는 붓이나 나이프를 쓰지 않고 자신의 손가락으로 직접 색을 칠한다. 음악가나 글을 쓰는 작가가 많은 도구를 쓰지 않고 창작하는 것처럼 최소한의 도구로 작업하겠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그가 완성한 작품의 표면의 질감은 남다르다. 손가락의 움직임과 리듬이 캔버스에 독특한 깊이감을 만들어냈다. 과거엔 흰색과 검정 등 매우 제한된 색으로 작업했지만, 최근 현란한 색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서코는 현재 알민 레쉬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뒤셀도르프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개인전을 연 것을 비롯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홍콩, 대만, 영국 런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벨기에 브뤼셀, 노르웨이 오슬로 등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얀센 관장은 "세 작가는 모두 세계화와 디지털 혁신을 몸소 경험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며 "급격한 시대 변화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 풀어낸 이들의 추상화는 자유롭고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9월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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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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