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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도 못해도 팬덤은 여전…K-엔터주 잘나가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엔터주가 날고 있다. 이달 들어 JYP·YG·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각각 21.78%, 19.16%, 15%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된 덕이다.

트와이스(TWICE)가 지난 6월 10일 'MBC '쇼챔피언' 1위를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트와이스(TWICE)가 지난 6월 10일 'MBC '쇼챔피언' 1위를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공연 매출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사 모두 3월에 주가가 1만원대로 곤두박질쳤던 이유다. 하지만 어느새 YG는 4만8500원, JYP는 3만6350원, SM은 3만5900원(14일 종가 기준)까지 올라섰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건 물론이고, YG와 JYP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다. 외국인은 최근 10영업일 동안 JYP·YG·SM 주식을 각각 34만1460주·26만6928주·23만5635주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337억원어치다.

최근 15거래일동안 3대 기획사의 주가 추이. 문현경 기자

최근 15거래일동안 3대 기획사의 주가 추이. 문현경 기자

2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SM은 지난해보다 240%나 증가한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다. JYP와 YG는 지난해보다 3.9%, 10.2% 줄어든 91억원, 18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시장의 예상보단 괜찮았다. 상장회사는 아니지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반기 영업이익은 497억원으로 발표됐다. 지난해보다 27.1% 늘어난 금액이다.

콘서트 없이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잘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음반이 잘 팔렸다. 팬덤 문화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요즘 음반을 누가 사냐’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실물 음반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다. 이례적으로 한국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공연이 취소되자 팬클럽을 중심으로 음반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흐름이 생기기도 했다”는 것이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의 설명이다. 기부구매(결제만 하고 실물수령은 하지 않음)도 활발하다.

최근 한 달 간 외국인들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주식들을 많이 사들였다. 네이버 금융

최근 한 달 간 외국인들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주식들을 많이 사들였다. 네이버 금융

JYP는 갓세븐·트와이스·스트레이키즈 모두 자체 최고 기록을 내며 2분기에 140만장을 팔았다. YG는 신인그룹 ‘트레저’가 데뷔도 하기 전에 20만장을 팔았다. 남효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시기임에도 역대 최대 선주문량을 기록했다”며 “올해는 블랙핑크의 기여가 크지만, 내년부터는 트레저 기여도 높아지며,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이라고 봤다.

SM은 올해 760만장까지 팔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팬덤이 탄탄한 엑소·NCT 등의 앨범이 믿기 힘들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음원·음반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YG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 YG엔터테인먼트 제공

YG 신인 보이그룹 트레저.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온라인 공연 역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가장 먼저 온라인 공연에 뛰어든 SM은 4월부터 6차례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고, 동시 접속자 수가 10만명을 넘긴 적도 있었다. 잘만 되면 오프라인 콘서트보다 온라인 콘서트가 더 돈이 될 수 있다. 성 연구원은 “플랫폼 수수료, 제작비·출연료 등을 제외해도 최종적으로는 이익이 난다”며 “공연 횟수가 늘어나면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로 이익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스포티파이 등 온라인 플랫폼의 덕도 크다. 성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우려감이 컸던 상반기에는 소속 아티스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한 소통 및 뮤직비디오 공개 등으로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고 말했다.

기획사별 유튜브 구독자 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약진이 거세다. 미래에셋대우 보고서 내용 중 일부.

기획사별 유튜브 구독자 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약진이 거세다. 미래에셋대우 보고서 내용 중 일부.

분위기도 좋다. 하반기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돼 있다. 각 증권사는 일제히 대형 기획사의 목표 주가를 올려잡았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모두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였던 14일 이전에 나온 것이다.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인데 코로나19 장기화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큰 부담이다. 빅뱅 컴백을 준비 중인 YG만 해도 그렇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출 비중이 큰 빅뱅이 연내 컴백하지 않는다면 내년 실적 전망이 나빠질 우려가 있는데,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컴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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