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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 "주식보다 돈되는 미술품 투자" 워홀 작품도 20만원이면 산다

중앙일보

입력

앤디 워홀 작품을 단돈 1만원에 살 수 있다고? 농담 같지만 실화입니다.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미술품 공동구매’입니다. 김환기, 이우환 화백 등 국내 작품뿐 아니라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 심지어 피카소의 작품도 단돈 1만원에 살 수 있답니다. 미술품 공동구매, 왜 하고 어떻게 하는 걸까요?

미술품 경매. 셔터스톡

미술품 경매. 셔터스톡

#미술품이 돈이 된다, 쏠쏠한 ‘아트테크’ 

=말 그대로 고가의 미술품을 여러 사람이 돈을 모아 구매하는 걸 말한다. ‘크라우드 펀딩’ 같은 형태다. 유명 화가의 작품의 지분을 소액으로 살 수 있다. 추후 미술품 가치가 상승하면 매각 후 지분만큼의 차익을 나눠 가지는 방식이다. 부동산 공동구매인 리츠와도 비슷한 개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에술경영지원센터가 실시한 ‘2019 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작품 수는 3만9368점으로 전년 대비 10.2% 늘었다. 부자들의 취미로 여겨졌던 미술품 구매가 최근 3040세대를 중심으로 미술품 ‘아트테크(Art + Technology)'라는 이름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다.

=미술품의 경우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잘만 고르면 수년 후 작품 가치 상승으로 차익을 버는 재미가 쏠쏠하다. 생존 작가의 작품을 사면 이자소득세나 양도소득세도 안 든다. 딜로이트가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동안 현대미술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10.71%)이 미국의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8.3%)보다 높았다. 직접 미술품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구입 후 학교나 관공서 등에 빌려주고 저작권료를 받는 투자방법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르는 미술품 특성상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어떤 작품 팔리나

1984년에 제작된 이우환의 '동풍 East Winds'이 5일 열린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한화 약 20억7000만원(HKD 1350만)에 낙찰됐다. 사진은 서울옥션 제공.

1984년에 제작된 이우환의 '동풍 East Winds'이 5일 열린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한화 약 20억7000만원(HKD 1350만)에 낙찰됐다. 사진은 서울옥션 제공.

=국내에선 2018년 10월 처음 온라인 사이트에서 미술품 공동구매가 이뤄졌다.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에서 국내 거장인 김환기 화백의 작품 ‘산월(1963)’이 4500만원에 시장에 나왔다. 시작 7분 만에 총 30명이 참여하면서 마감됐다. 구매자 가운데 30~40대가 12명(63%)으로 가장 많았다. 구매자들은 1개월 후 산월을 5500만원에 매각해 22%의 수익을 얻었다. 국내 현존 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인 이우환 화백의 작품도 두 차례 공동구매 시장에 나왔다. 2019년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투게더를 통해 ‘선으로부터’와 ‘대화’가 팔렸고, 지난 3~5월에 걸쳐 아트앤가이드를 통해 ‘동풍’이 15억9500만원에 팔렸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핀크’는 미술품 공동구매 서비스인 ‘아트 투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처음 출시돼 현재까지 총 24개 작품을 공동구매 시장에 선보였다.

=해외에선 지난해 스위스 소셜커머스 업체인 ‘코카(QoQa)'를 통해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소총병의 흉상(1968)‘이 약 191만 달러(한화 약 21억6000만원)에 팔렸다. 2만5000명의 투자자가 공동구매했다. 국내에서도 해외 유명작가의 작품을 공동구매 할 수 있다. 지난 5월 모바일 금융서비스 핀크와 아트투게더가 제휴해 세계적인 팝 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 ’LOVE'를 공동구매 시장에 내놨다. 고객 100명이 평균 20만원을 투자해 10분 만에 팔렸다.

#어떻게 사나

=통상 온라인 플랫폼에서 미리 작품을 선정, 구매한 뒤 일정 기간 공동구매 투자자를 모집한다. 미술품 원소유자가 플랫폼 사업자에게 판매를 위탁하면 투자자들이 플랫폼 계좌에 돈을 입금해 구매하는 방식이다. 업체별로 1인당 구매 한도를 수백만원으로 제한하는 곳도 있다. 작품을 구매하면 판화나 온라인 증서 등 형태의 작품확인서가 제공된다. 플랫폼 업체는 공동구매가 진행된 작품이 추후 매각되면 최종판매금액과 대여 수익 등을 합해 구매자들에게 분배한다.

#법적 문제는 없나

=아직 미술품 공동구매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법은 없다. 현재는 민법 제3장 제3절에 나오는 ‘공동소유(제262조~278조)’ 개념이 적용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물건의 지분(소유권)을 여러 사람이 분할해 구매하는 방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의 개념은 아니고 ‘공동소유’의 개념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투자’ 목적으로 접근했다가 손해라도 입으면 낭패다. 판매를 중개하는 업체가 투자 관련 인가를 받은 공식 금융투자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술품을 샀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투자금을 돌려받는 등의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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