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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갑생의 바퀴와 날개] 드론은 무인인데 '드론 택시' 뭐지? 전문가도 헷갈리는 ‘UA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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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선보인 UAM 개념도. [제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UAM 개념도. [제공 현대자동차]

 도시권역에서 30~50㎞의 거리를 자동차로 이동하려면 도로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1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이 거리를 단 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가 있습니다. 소형 수직이착륙기 등을 이용해서 하늘을 날아가는 건데요.

 물론 아직 실용화는 되지 않았지만, 기존 교통체계를 확실히 뛰어넘는 시스템임은 분명합니다. 이 체계를 흔히 'UAM(Urban Air Mobility)', 우리말로는 '도심항공교통' 또는 '도심형 항공교통체계' 정도로 부르는데요.

 UAM에서 가장 앞서가는 곳은 우버입니다. 우버는 2023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댈러스, 그리고 호주 멜버른에서 U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전기 추진 기반의 수직이착륙비행체(eVOLT)의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며, UAM 분야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리기도 했는데요.

 UAM은 도심항공교통체계 지칭  

 특히 비행체 부문에서는 현대자동차는 물론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에어버스,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와 다임러, 아우디 등도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UAM을 언급할 때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사용하는 용어들인데요. UAM을 얘기할 때면 PAV와 드론이 뒤섞여서 쓰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개념도 혼동된 탓에 심지어 전문가들조차도 이들 용어를 같은 의미로 혼용하기도 하는데요.

한화시스템이 개발할 계획인 UAM 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개발할 계획인 UAM 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

 2025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업계와 지자체, 학계, 공공기관이 모여서 지난 6월에 만든 '원팀(One Team)'의 간사기관인 항공안전기술원 김연명 원장의 조언을 받아 주요 용어들을 정리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UAM은 도심항공교통을 의미하는 시스템적인 용어입니다. 개별 비행체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럼 혼용되는 PAV는 뭘까요. PAV(Personal Air Vehicle)는 영문 그대로 개인용 비행체를 말합니다. 여기에 활주로가 필요 없이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데요.

 PAV, 실제로 나르는 개인용 비행체 

 이렇게 보면 PAV는 UAM을 대체하는 의미가 아니라 UAM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셈입니다. 물론 개인용 비행체 분야에서 기술발전에 따라 용어를 달리 쓰기도 합니다.

 1980년대 들어서 도로주행과 비행을 겸용하는 이른바 '플라잉카(Flying Car)'가 있었고, 2000년대에는 PAV가 흔히 쓰였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전기동력을 활용한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eVTOL(elect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을 대신 쓰기도 합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모델 S-A1. [제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모델 S-A1. [제공 현대자동차]

 그러나 김연명 원장은 "eVTOL도 사실상 개인용 비행체이기 때문에 PAV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며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는 PAV 대신 UAV(unmanned aerial vehicle)란 용어를 공식적으로 쓰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참고로 eVTOL은 프로펠러를 사용하고 수직이착륙을 한다는 면에서는 헬리콥터와 유사하지만, 전기를 동력으로 쓰기 때문에 소음이 훨씬 더 적고 향후 수소를 사용하는 비행체 개발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드론은 본래 의미와 달리 사용되기도  

 뒤섞여 쓰이기는 드론(Drone)도 마찬가지인데요. 본래 뜻은 조종사 없이 무선전파의 유도로 비행과 조종이 가능한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무인항공기입니다. PAV와 많이 혼용되고 있는데요.

 게다가 요즘 언급되는 UAM 시스템을 보면 무인 비행 대신 조종사가 탑승하는 PAV가 많이 등장합니다. 이는 UAM의 안전성에 대한 이용객의 불안감을 고려한 측면이 크다고 합니다. 그렇다 해도 조종사가 탑승하는 PAV라면 드론의 본래 의미와는 차이가 큰데요.

두산 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DS30.' [제공 두산 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 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DS30.' [제공 두산 모빌리티이노베이션]

 다만 대부분 초기에는 승객의 심리적 불안을 고려해 조종사를 동승시키되 시스템이 안정되면 말 그대로 무인 비행을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진정한 드론 운행이 되는데요. 이 드론을 이용한 택시 서비스가 '드론 택시'입니다.

 UAM에서 또 필요한 부분은 PAV가 뜨고 내릴 수 있는 장소인데요. 현대자동차는 이를 '허브(Hub)라고 부르지만 통상은' 버티포트(Vertiport)'라고 부릅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소규모 공항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UAM 상용화의 최대 과제는 안전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UTM(Unmanned aerial system Traffic Management)으로 드론교통관리체계를 말합니다. PAV가도심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게 했다가는 자칫 충돌사고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을 텐데요. 이 때문에 PAV의 비행을 승인하고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등의 기능이 필요한 겁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CES2020에서 공개한 UAM 허브. [제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CES2020에서 공개한 UAM 허브. [제공 현대자동차]

 국내외로 UAM이 실제로 상용화된다면 교통체계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하지만 그전에 꼭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안전입니다. PAV는 헬기(400~600m)보다도 낮은 고도로 운항하기 때문에 자칫 이상이 생길 경우 대처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해서 도심의 하늘길을 막힘 없이 다닐 수 있는 때가 오길 기대해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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