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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생존형 M&A' 급증···외국 기업의 韓기업 인수 급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국내 기업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외국 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는 크게 줄어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다.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역대 최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올해 상반기 기업결합 역대 최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공정거래위원회가 13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를 마친 기업결합 건수는 4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건(21.4%) 증가했다. 전체 기업결합 규모(금액)는 14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조2000억원(26.3%) 줄었다. 국내 기업이 다른 국내 기업 또는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기업결합이 356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86건 늘어난 숫자다.

“성장 동력 확보” 대부분 비계열사 M&A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대부분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비계열사 인수합병이었다. 상반기 비계열사를 인수합병한 경우는 모두 277건으로 전년 대비 83건 늘었다. 인수합병 금액도 17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600억원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비계열사 결합에는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구조 재편 등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는 3건 증가했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대기업 그룹)의 기업결합도 비계열사 기업결합을 중심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건수는 28건, 금액은 4조7000억원 늘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8년 상반기에는 소유·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순환 출자 해소 등의 과정에서 대기업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활발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는 다시 비계열사와의 결합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기업결합 시도 주춤할 수도”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빌딩숲. 뉴스1

서울 남산에서 보이는 빌딩숲. 뉴스1

 국내 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결합 관심은 감소했다. 상반기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68건으로 지난해보다 11건 줄었다. 인수합병 금액도 59조4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가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다. 올 상반기에는 유럽연합(2건)·중국(2건)·미국(1건) 국적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했다.

 이번 통계에 포함된 기업결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연말에 신청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가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올 하반기에는 기업의 인수합병 시도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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