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의 섬에 사상 최초로 폭격기를 배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중국 군용기 전문 블로그인 CMA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이달 남중국해의 우디 섬(중국명 융싱다오(永興島))에 H-6J를 전개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라온 사진은 정비 인원이 활주로에서 H-6J 1대를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항행의 자유' 작전 미국 견제 목적 #조그만 유인도에 활주로와 영화관도
남중국해 군사 동향을 전하는 트위터 계정인 두안 당은 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디 섬이 맞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비 차량의 번호판에 ‘YX’가 적혀 있는데, 'YX'는 중국명 우디(융싱(YongXing)) 섬의 영문 약자라는 것이다. 사진의 배경에 나오는 관제탑, 항구, 레이더돔의 위치가 우디 섬 위성 사진 속 위치와 동일하다고 한다.
2018년 5월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소속 H-6K 1대가 우디 섬 활주로에 내렸다 착륙하지 않고 바로 뜬 적은 있다. 중국이 폭격기를 남중국해의 우디 섬에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산업 전문지인 에비에이션위크의 한국통신원 김민석씨는 “H-6J는 중국 해군 항공대의 최신 폭격기”라고 말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실전 배치됐다. 핵무장을 할 수는 없지만, YJ(應擊)-12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6발을 달 수 있다. YJ-12는 마하 2.5~3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중국이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공격하려고 만든 미사일이다.
H-6J의 우디 섬 배치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화하고 있는 미 해군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우디 섬은 남중국해의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에 속한 작은 유인도다. 넓이는 2.1㎢에 불과하며, 1000명 정도가 산다. 중국은 1956년 이 섬을 점거했다. 중국은 산사(三沙) 시를 이곳에 뒀다. 명색이 도시인만큼 호텔과 박물관, 병원, 은행이 있다.
대만과 베트남도 이 섬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우디 섬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1990년 활주로를 만든 뒤 이후 각종 군사시설을 지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