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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부터 맞힌 美족집게, 13개 점괘 펼치니 이번엔 "바이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레이건부터 트럼프까지-.
미국 대선의 승자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해 ‘족집게’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아메리칸대학의 정치사학자인 앨런 릭트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그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놓고 '점괘'를 펼쳤다. 결과는 바이든의 승리다. 어떻게 이런 예측이 나왔을까.

[그래픽텔링]

릭트먼의 무기는 흔히 쓰는 지지율 추세나 빅데이터가 아니다. 러시아 출신 지진학자와 함께 지난 120년 미국 대선 역사를 분석해 만든 자신만의 예측 모델이다.

예측모델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정권을 바꿀 만한 힘을 가진 핵심 명제(keyword) 13가지가 핵심이다. 이 중 6개 이상에서 '이상 조짐'이 생기면 지진이 일어나듯 집권당이 바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반대의 경우라면 집권당의 승리다.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3개의 명제는 ^중간 선거 승리 ^당내 경쟁 부재 ^현직 프리미엄 ^제3 후보 부재 ^단기 경제 호황 ^장기 경제 호황 ^정책 변화 ^외교·군사 분야 실패 없음 ^외교·군사 분야 성공 ^사회적 안정 ^정치 스캔들 부재 ^후보의 카리스마 ^도전자의 카리스마 부재 등이다.

릭트먼 교수는 같은 방식으로 2016년에는 트럼프의 승리를 예견했다. 당시 집권당(민주당)에 불리하다고 본 명제는 ^201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점(중간선거 승리)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 아닌 점(현직 프리미엄) ^게리 존슨 자유당 후보의 출마(제3후보 부재) ^두 번째 임기의 오바마 행정부가 정책에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한 점(정책 변화) ^외교나 국방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점(외교·군사 분야 성공)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유권자에게 영감을 주지 못하는 점(후보의 카리스마) 등 6개였다.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오는 11월 대선은 어떨까. 트럼프가 당내 강력한 라이벌 없이 수월하게 대선 후보가 된 점(당내 경쟁 부재), 현직 대통령인 점(현직 프리미엄), 특별한 제3후보가 없는 점(제3 후보 부재)은 집권당인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봤다.

다만,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것(중간선거 승리)은 트럼프에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여기까지는 3 대 1.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어 코로나19로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점(단기 경제 호황),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오바마 임기 당시보다 낮은 점(장기 경제 호황) 외교와 군사 분야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점(외교·군사 분야 성공)은 공화당에 불리한 지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릭트먼 교수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 추진 등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온 점(정책 변화)과 외교와 군사 분야에서 큰 실책이 없는 점(외교·군사 분야 실패 없음) 등은 집권당에 유리한 명제로 판단했다. 중간결과는 5 대 4.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3개 명제로 미 대선 결과 예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다음으로 경쟁자 바이든이 품위는 있지만 유권자에게 영감을 주거나 카리스마가 있는 후보는 아니라는 점(도전자의 카리스마 부재)은 집권당에 유리하다고 봤다. 이제 6 대 4. 하지만 트럼프의 득점은 여기까지다.

인종차별 시위 등 현재 미국 사회가 불안한 점(사회적 안정),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제출되는 등 여러 정치적 스캔들에 휘말린 점(정치 스캔들 부재)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에게만 어필하는 ‘쇼맨’인 점(후보의 카리스마)은 집권당을 뒤흔들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13개 명제 종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3개 명제 종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종합하면, 6 대 7이다. 6개만 불리해도 정권이 바뀔 수 있다는데 임계점을 넘은 것이다. 결국 오는 11월 '지진이 일어나듯' 집권당이 바뀌며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코로나19 등 변수가 특히나 많은 대선에서 릭트먼의 예측이 이번에도 맞아떨어질지, 그래서 '족집게'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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