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시간만에 풀려난 지미 라이, 말없이 양손 엄지 '척' 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0.08.12 11:01

업데이트 2020.08.12 11:05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가 홍콩 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된 지 40시간만인 12일 새벽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우산혁명' 주역 아그네스 차우도 석방
FT "이번 체포 시작일 뿐…검거 이어질 듯"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라이가 석방된 홍콩 몽콕 경찰서 밖에는 민주파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빈과일보를 지지하라! 끝까지 지지하라!"며 라고 외쳤다.

지지자들은 라이가 연행되는 모습을 담은 빈과일보 신문을 들고 한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지지자와 취재진, 경찰 인력까지 몰리면서 라이가 귀가 차량에 탑승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진 않았지만, 차량에 탑승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양손 엄지를 척 들어 보이며 격려에 화답했다. 

지미 라이가 구속된 동안 지지자들은 빈과일보 구매 운동을 벌였다. 11일 빈과일보는 55만부가 완판됐다. AP통신은 "1부당 10홍콩달러(약 1500원)인 빈과일보를 사기 위해 많은 이들이 줄을 섰다"고 보도했다.

반중 성향의 홍콩 미디어 거물 지미 라이(차량 안)가 12일 새벽 경찰서에서 풀려나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양쪽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격려에 화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반중 성향의 홍콩 미디어 거물 지미 라이(차량 안)가 12일 새벽 경찰서에서 풀려나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양쪽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격려에 화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SCMP는 라이는 보석금 30만 홍콩달러(약 4590만원)에 20만 홍콩달러의 보증금을 추가해 총 50만 홍콩달러(약 7650만원)를 내고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그의 자산 5000만 홍콩달러(76억원)는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나머지 9명도 하나둘 풀려났다. 라이의 장남 티모시(42)는 밤 10시경 석방됐다.

지난 11일 밤 지미 라이의 지지자들이 빈과일보를 펼쳐 들고 지미 라이를 응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1일 밤 지미 라이의 지지자들이 빈과일보를 펼쳐 들고 지미 라이를 응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도 이날 밤 11시경 보석으로 풀려났다. 아그네스 차우는 취재진에게 "그간 체포됐던 4번의 사례 중 이번이 가장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도 압수당했다. SCMP는 아그네스 차우가 보석금 2만 홍콩달러에 보증금 18만 홍콩달러를 더해 총 20만 홍콩달러를 보석금을 냈다고 전했다.

아그네스 차우는 "홍콩 정부가 보안법을 반체제 인사를 억누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매우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2일 이번 체포는 시작일 뿐 지난해 홍콩 반(反)송환법 시위를 주도한 민주 인사들의 체포가 줄을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라이를 포함해 홍콩 사회의 불안을 조장했다는 이른바 '홍콩 4인방'을 눈엣가시로 꼽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 마틴 리, 입법회 의원 출신의 허쥔런, 홍콩 고위공무원 출신의 천팡안성이 중국에 찍힌 인물들이다.

젊은 민주화 인사 중 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 체포되지 않은 인물로는 홍콩 우산 혁명의 대표주자인 조슈아 웡이 있다. 조슈아 웡은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 출마 자격이 박탈된 상태다.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 [AFP=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아그네스 차우 [AFP=연합뉴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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