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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총성에 트럼프 대피…알고보니 경호원 오인 총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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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브리핑 도중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브리핑룸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브리핑 도중 백악관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브리핑룸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근처에서 경호원이 가담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공식 행사가 잠시 중단됐다. 영상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5시 54분쯤(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 모두 발언을 읽어내려갈 때 비밀경호국 요원이 단상으로 올라와 대통령 말을 끊고 “지금 밖으로 나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예상치 못한 회견 중단에 “뭐라고요(Excuse me)?”라고 되물었고, 요원은 “밖으로 나가셔야 한다”고 다시 말했다. 트럼프와 백악관 관리들이 경호원을 따라 퇴장하자 기자들로 가득한 브리핑룸은 폐쇄됐다.

백악관 200m 떨어진 외부서 발생 #트럼프, 브리핑 중 퇴장…9분뒤 복귀 #용의자 발사 동작에 경호원 발포 #실제 무기 안 지녀…과잉대응 논란

약 9분 뒤인 6시 3분쯤 브리핑룸으로 돌아온 트럼프는 “백악관 밖 울타리 근처에서 총격이 있었고, 비밀경호국 요원의 총을 맞은 용의자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설명했다. “용의자가 무장 상태였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그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나 용의자는 무장하지 않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는 “몹시 놀랐느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 내가 놀란 것으로 보이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세상이 이래서 유감”이라며 “세상은 항상 위험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브리핑룸을 떠나 백악관 지하 벙커로 가지 않고, 바로 옆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흑인 사망 시위가 격해진 지난 6월 초 백악관 지하 벙커로 피신한 바 있다.

사진 원 안은 비밀경호국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진 용의자를 둘러싼 요원들. 이 용의자는 무장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원 안은 비밀경호국 요원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진 용의자를 둘러싼 요원들. 이 용의자는 무장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비밀경호국 경호팀장 토머스 설리번을 인용해 신원 미상의 51세 남성이 이날 오후 5시 53분쯤 워싱턴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교차 지점에서 경계를 서는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위협적으로 접근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이 옷에서 물건을 꺼낸 뒤 총을 쏘는 듯한 동작을 하자 요원이 그의 상체에 총을 발사했다고 한다. 총소리가 나자 백악관 경내에 사이렌이 울렸고, 검은 옷을 입은 경호 요원들이 자동소총을 지니고 백악관 정원을 가로질러 현장으로 달려갔다. 백악관은 일시 봉쇄됐다.

발포 직후 요원들은 보도 위에 쓰러진 용의자를 응급 처치하고 워싱턴 소방·응급구조 당국에 전화해 출동을 요청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일반인이 오벌 오피스에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지점이다. 오벌 오피스에서 직선거리로 약 200m 떨어져 있다.

비밀경호국은 트위터를 통해 “남성 용의자와 경호국 요원이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건이 발생하는 동안 한시도 백악관 경내가 침범당하거나 보호 대상자가 위험에 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의자가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요원이 어떤 부상을 당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비밀경호국과 워싱턴DC 경찰은 요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 코로나 백신 연내 개발 힘들 듯=트럼프가 대선(11월 3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이 준비될 것이라고 장담해온 것과는 달리 미국인 대다수는 내년 봄이나 여름까지 접종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에 대중의 접근이 가능해지려면 내년이 시작되고도 한참이 지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CNN이 미국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가장 앞선 모더나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당초 9월까지 임상 3상 실험 대상 3만 명을 등록할 계획이었지만, 예상보다 속도가 늦어지며 빨라야 내년 초에나 3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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