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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제 2500 간다”…판 커지는 증시 전망

중앙일보

입력

또 연중 최고치다. 코스피가 2년 2개월 만에 2400 고지를 밟았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로 장을 마쳤다. 2018년 6월 14일(2423.48) 이후 가장 높다. 7거래일 연속 오르며 고점을 연일 높인 코스피는 이제 2500을 넘보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을 기록했다. 뉴스1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2.29포인트(1.35%) 오른 2418.67을 기록했다. 뉴스1

코스피, 2년 2개월 만에 2400 돌파

요즘 증권사는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기 바쁘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선 코스피 상단을 2300~2400으로 예상했다. 2400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 일부가 전망치 상단을 속속 바꾸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가 2480까지 갈 것으로 봤고, 하나금융투자·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메리츠증권은 2500을 상단으로 잡았다.

그사이 뭐가 달라진 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가 생겼다. 지난 1월 2267.25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코로나19 여파로 3월 1457.64까지 밀려났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지수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 5개월여 만에 60% 넘게 급반등했다. 그렇다고 국내 경제가 좋아진 건 아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분기(-1.3%)에 이어 2분기(-3.3%)에도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최악의 수출 부진이 닥친 결과다.

주요 증권사 국내 증시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주요 증권사 국내 증시 전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돈의 힘'에 개인 매수세 지속 영향

그런데도 전문가들이 국내 증시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이유는 '유동성' 때문이다. '돈의 힘'은 증시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무제한 돈 풀기에 나섰고,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췄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연 0.5%까지 낮췄다. 그 결과 시중 부동자금은 1100조원을 넘어섰고, 증시 대기 자금으로 통하는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에 육박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유동성과 실질금리 하락이 시장의 엔진"이라며 "최근 예탁금이 불긴 했지만, 아직 시가총액의 2.8% 수준이고 카카오게임즈·빅히트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유동성 효과는 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넘치는 자금은 개인 투자자를 증시로 잡아끈다. 은행에 돈을 맡기자니 예금 금리가 0% 대에 불과하고, 부동산에 투자하기엔 집값이 너무 비싸다. 개인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46조원어치 순매수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도 여념이 없다. 10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7조2116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선호도가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를 이끈 'BBIG7'에 대한 개인 순매수 규모만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BBIG7'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LG화학, 삼성SDI 등 7개 종목을 말한다.

코스피지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코스피지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기업 이익 개선돼 코스피 상승"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양호한 국내 기업 실적도 증시 추가 상승 전망을 뒷받침한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3% 늘었다. SK하이닉스와 LG화학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205%, 131% 급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상단을 높인 데는 2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면서 이익 전망치 상향을 반영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로 원화 가치가 달러당 1180원대로 상승(환율은 하락)한 점도 한몫한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주식 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익이 기대돼 투자심리가 개선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 속에 외국인 자금이 그간 상승장에 소외됐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유입되면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미·중 갈등과 미국 대통령 선거 같은 불안 요인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해외 증시는 어떨까.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덕에 세계 증시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새로 쓰고 있고, 중국 상하이지수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증시는 부양책 기대감으로 좀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일본은 성장세가 더딘 기업이 많아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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