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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도 나가버린 김조원 '뒤끝 퇴직'? 文과 이미 독대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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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임명 당시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 [뉴스1]

지난해 7월 임명 당시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 [뉴스1]

'뒤끝 퇴직' 논란에 휩싸인 김조원 청와대 전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갖고 마지막 인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김 전 수석은 지난주 금요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밤늦게까지 일을 마무리하고, 따로 문 대통령을 뵙고 인사를 했다. 남은 임기 이틀(10, 11일)은 휴가를 써서 출근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10일 민정수석을 김 전 수석에서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교체하는 내용 등의 인사를 발표했다.

김 전 수석은 전날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에 불참하고, 인사발표 기자회견장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직들이 참여하는 단체 온라인 대화방에서도 나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의 갈등설이 제기됐고, 인사 교체에 불만을 드러낸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 수석의 뒤끝 있는 퇴장은 항명을 넘어 레임덕 전조”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인사 교체되는 다른 수석들보다 먼저 김 전 수석과 별도로 인사를 나눈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김 전 수석을 챙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전 수석이 강남 아파트 두채 등을 빨리 처분하지 않아 문 대통령에게 ‘찍혔고’,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뒤끝 퇴직’을 했다는 설 등이 분분했는데 대부분 억측이자 과장”이라고 전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당초 김 전 수석은 10일부터 휴가를 떠날 예정이었다. '뒤끝 퇴장' 등은 사실을 상당히 오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수석은 한때 대통령비서실장 후보군에 오를 만큼 문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당무감사원 회의에서 김조원 당무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는 모습. [뉴스1]

지난 2015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당무감사원 회의에서 김조원 당무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는 모습. [뉴스1]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아침 청와대를 떠나는 나머지 두 명인 강기정 정무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과 차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두 수석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강 수석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내 임기는 대통령과 차담회까지”라고 했고, 김거성 수석은 “아침에 대통령과 사진도 찍고 왔다”고 했다.

다만 김 전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인사를 미리 했다고 하더라도, 휴가를 쓰고 먼저 청와대를 떠난 것은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김 전 수석의 수보 회의 및 인사 발표장 불참, 단체 대화방 탈퇴 등은 다소 돌출적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통상 퇴임하는 수석들은 청와대 기자실에 들러서 마지막 인사도 하고 하는데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좀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고 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에서 “(강남 아파트를 팔지 않으면) 그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질 것”이라며 “그분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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