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가 매일 하루 평균 5시간 사용하는 수유쿠션. 보통 생후 6개월까지 산모와 신생아가 가장 자주, 장시간 사용하는 육아용품인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골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ㆍ판매 중인 수유쿠션 16개를 조사한 결과 7개(43.8%)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11일 밝혔다.
소비자원이 조사한 16개 제품 중 3개(18.8%) 제품의 지퍼 손잡이에서 안전기준(300㎎/㎏ 이하)을 최대 3.1배 초과하는 수준의 납이 검출됐다. 납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발암 가능물질(Group 2B)로 분류한 물질로, 어린이 지능 발달을 저하하고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조사 대상 중 또 다른 4개 제품(25.0%)에선 폼알데하이드 등 기준치(어린이용 바닥 매트 기준)를 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 3개 제품에서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돼 눈ㆍ코ㆍ목의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2-에틸헥소익 에시드’가 최소 0.35㎎/(㎡ㆍh)에서 최대 0.65㎎/(㎡ㆍh), 1개(6.3%) 제품에서 인체발암물질(Group 1)인 폼알데하이드가 0.13mg/(㎡ㆍh) 각각 검출됐다.
수유쿠션은 내장재와 내피, 겉감, 지퍼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내장재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방출될 우려가 높은 합성수지 폼이 주로 사용된다. 솜 내장재보다 단단하고 재단이나 성형이 용이해서다. 이 폼을 사용하는 제품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안전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수유쿠션에는 이 안전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번 조사도 ‘합성수지제 어린이용품(바닥매트) 안전기준’을 준용해 실시했다.
소비자원은 이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에 휘발성 유기화합물 안전기준이 적용되는 어린이 제품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조사 대상 16개 중 7개(43.8%) 제품이 일반 표시사항을 일부 또는 전부 누락했고, 이 중 5개(31.3%) 제품은 KC 마크 표시를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