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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못 믿겠다···노르웨이 예보 찾아보는 '기상 망명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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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르웨이 기상청 어플 YR 캡처]

[사진 노르웨이 기상청 어플 YR 캡처]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해외 사이트에서 국내 날씨를 확인하는 이른바 ‘기상망명족’이 늘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역은 지난 6월 24일 장마가 시작돼 이날까지 49일간 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2013년의 49일과 함께 역대 가장 장마가 길었던 해로 기록됐다. 당초 기상청은 올여름 역대급 폭염을 예보했지만 선선한 날씨와 함께 장마까지 길어지면서 예상이 크게 엇나가고 있다.

특히 기상청은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장마 전선이 한반도에 머물면서 일주일 만에 장마가 더 길어질 것이라며 예보를 수정했다.

이처럼 기상청의 예보가 계속 빗나가자 기상망명족들은 국내 날씨 예보를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 기상청 홈페이지나 정확도가 높다는 미국 ‘아큐웨더’, 영국 ‘BBC웨더’ 등에서 찾아보고 있다.

기상청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 특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건 최장 장마로 인해 날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여름 휴가철과 겹치며 날씨를 검색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오보청’이라 불리는 기상청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기상청 예보 적중률은 시스템적 한계의 영향이 크다. 일기예보 선진국도 오보를 내는 경우가 흔하고,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예측이 더욱 어려워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국의 수치예보 모델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영국과 우리나라의 기후 및 지형 조건이 상이한 만큼 컴퓨터의 분석을 마냥 신뢰할 수는 없다. 독자적 수치예보모델을 개발 중이지만 내년 이후에나 도입할 예정이고, 도입 후 오차 보정 등에도 적지 않은 경험과 데이터가 쌓여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예보가 시간대별로 세분화돼 제공되는 것도 오보가 늘었다는 체감을 높이는 요소로 지적된다. 과거에는 하루를 뭉뚱그려 ‘비가 온다’, ‘구름이 많다’, ‘맑다’ 등으로 예보해 상대적으로 오보의 여지가 적었지만, 현재는 시간대별 예보를 제공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상정보 오류가 오히려 늘었다는 항변이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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