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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쫓겨 난리인데 물난리까지···김태년 與의원 휴가복귀령

중앙일보

입력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전남 구례군 오일장을 찾아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선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전남 구례군 오일장을 찾아 침수 피해 복구에 나선 자원봉사자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급 장마를 맞아 여야가 위기 관리 모드로 전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8·29 전당대회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고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미래통합당도 당초 이날로 예정했던 ‘새 당명 대국민 공모’를 무기한 연기하고 전남 구례 섬진강 유역을 찾아 긴급 수해재난지역 복구 지원 활동을 했다.

여야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시점에 대규모 물난리가 나자 모든 정치 이벤트를 올스톱하고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7일 중부 지역 7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는데 주말에 남부 지역도 폭우로 극심한 피해를 보았다”며 “신속히 논의해 남부 지역도 조속히 재난지역으로 지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비슷한 시각 “어제까지 사망·실종을 합쳐 50여명이 생명을 잃었고, 재산 손실은 조 단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피해지역을 조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날로 48일째를 맞은 올해 장마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 기록(2013년 49일·중부지방 기준) 경신을 앞두고 있다.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기록(1987년 8월 10일)에는 이미 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통상 수해나 가뭄, 산불, 폭설 등 대규모 재난·재해는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정부·여당에 악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세월호 사고 때처럼 대응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책임론으로 번질 소지도 있다.

물난리-지지율 연관성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며 당내 재난 상황실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2011년은 이명박 정부 4년차로 당시 7월 말 수도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 사망·실종자 수 77명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를 ‘백 년만의 폭우’라고 했다.

인명 피해가 컸지만 당시 이 전 대통령 지지율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는 2011년 8월 첫째주 국정수행 지지율이 31.8%로 전주(32.6%)보다 소폭(0.8%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8월 2주차 31.7%로 제자리걸음을 하던 지지율은 산사태 발생 3주만에 오름세를 회복했다. 당시 여론조사업체 등은 수해보다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의 자질 논란 등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더 끼쳤다고 분석했다.

2011년 우면산 유실로 남부순환도로가 토사로 덮여있다. [중앙포토]

2011년 우면산 유실로 남부순환도로가 토사로 덮여있다. [중앙포토]

재해 피해 규모보다도 대응 속도·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이미 현 정부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 조처”(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에 김태년 원내대표 명의의 ‘휴가 복귀령’을 내리고 “국회 또는 지역위원회에 상주하면서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 지원활동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이날 리얼미터는 YTN 의뢰로 지난 3일∼7일 전국 성인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민주당(35.1%)-통합당(34.6%) 간 지지율 차이가 0.5%포인트까지 줄었다고 발표했다. 통합당 창당 이래 최소 격차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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