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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두 채 중 한 채꼴 4억원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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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에서 4억원 이하의 보증금을 주고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어렵게 중저가 전셋집을 구해도 준공한 지 21년 이상 된 오래된 아파트여서 주거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억 이하 전세 3년 새 12%P 감소 #전셋값 싼 노·도·강 등 거래 몰려 #값 뛰었지만 집 낡고 면적은 줄어

서울?아파트?전세가격대별? 평균?준공연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울?아파트?전세가격대별? 평균?준공연한.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0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 보증금 4억원 이하인 서울 아파트 전세는 전체 전세 거래의 절반 수준(52.7%)에 그쳤다. 이 중 2억원 이하 전세의 거래 비중은 13.7%, 2억원 초과∼4억원 이하는 39%였다. 4억원 초과~6억원 이하는 29.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는 13.2%로 나타났다. 9억원 넘는 보증금을 내야 하는 아파트 전세의 거래 비중은 5%였다. 9억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중위가격(중간값)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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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 전세가 줄어드는 속도는 가파르다. 2011년에는 4억원 이하 아파트 전세의 비중이 89.7%였지만 2016년 64.1%로 줄었고 올해는 50%대 초반에 머물렀다. 특히 2011년 43.3%였던 2억원 이하 저가 전세 거래의 비중은 올 상반기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4억원 이하 전세가 열 건 중 한 건꼴에 불과했다. 4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전세 거래는 노원·도봉·강북구(해당 지역 전세 거래의 88%)와 금천·관악·구로구(76%)에 집중됐다.

상반기 기준으로 2억원 이하 전세금으로 구할 수 있는 아파트의 평균 전용면적은 43.5㎡였다. 2011년에는 같은 전셋값으로 62.7㎡의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다. 상반기에 전용면적 85㎡를 넘는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6억원 넘는 보증금이 필요했다.

2억원 이하 전셋집은 평균적으로 지은 지 22년,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전셋집은 지은 지 21.1년 된 것으로 조사됐다. 9억원 넘는 아파트 전세는 평균적으로 지은 지 15.1년 된 단지였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전세) 수요자 특성에 따라 주거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서울에서 4억원 이하 아파트 전세를 구하기가 상반기보다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98% 올랐다. 강남(3.48%)·서초(3.38%)·송파구(3.05%)와 마포구(3.38%)에서 전셋값 상승 폭이 컸다. 동작(2.85%)·성동(2.46%)·강북(2.12%)·구로구(2.11%)에서도 아파트 전셋값이 2% 넘게 올랐다.

한은화 기자 onhwa@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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