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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는 서울 상징…K·디자인으로 국제사회 리드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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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해 12월 31일 'DDP 라이트'에서 열린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의 한 장면.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지난해 12월 31일 'DDP 라이트'에서 열린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의 한 장면.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지난해 말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선 화려한 빛과 이미지, 사운드가 어우러진 대규모 미디어 파사드 축제 ‘DDP 라이트’가 열렸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35)의 작품 ‘서울 해몽’.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서울디자인재단 최경란 대표 #지하철 역명 ‘DDP역’ 병기 이어 #창업센터·디자인스토어 곧 열어 #연말 빛축제·휴먼시티어워드 지속

‘DDP 라이트’는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최경란)이 서울시와 함께 추진해온 수십 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로 많은 프로그램이 취소됐지만, 하반기엔 코로나19 속에서도 빛이 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DDP 살림터 1층에 마련된 시민라운지. DDP 디자인스토어도 그 옆에 들어선다.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서울 DDP 살림터 1층에 마련된 시민라운지. DDP 디자인스토어도 그 옆에 들어선다.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시와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1000개의 디자인 소기업에 총 20억원을 지원하는 일이 대표 사업 중 하나다. 디자인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1000개의 제안을 뽑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은 또 오는 21일 서울 홍대 인근에 서울디자인창업센터를 개관하고, 9월 중 DDP 시민라운지 옆에 DDP 디자인스토어를 첫 공개 한다. K-디자인의 자존심을 걸고 준비한 야심찬 프로젝트다. 9월엔 DDP 살림터 3층 공간에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내세운 UD(유니버설 디자인)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론칭하고, 11월 11~15일엔 청년기업,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DDP 디자인페어를 연다. 이밖에도 DDP 디자인 뮤지엄 개관 전시(12월), 휴먼시티디자인어워드(11월), DDP 라이트(10, 12월) 행사도 이어간다.

DDP에서 만난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우리 일상생활과 도시의 품격이 디자인에 달렸다. K-디자인의 우수한 콘텐트로 우리 삶의 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세계에 알릴 채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어 “8월부터 서울 지하철 2·4·5호선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DDP역’으로 병기하기로 한 것도 그 준비의 일환”이라고 했다.

2년 전 인터뷰에서 “지하철 역명이 ‘DDP역’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했는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이름은 너무 길고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시민들이 더 찾기 쉽도록 역 이름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왔는데, 올해 서울시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DDP역’ 병기가 결정됐다. DDP가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 중 하나이며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코로나19로 디자인계가 어렵다.
“디자인업계는 규모가 영세한 곳이 많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서울시와 함께 1000개 디자인기업에 20억을 지원하기로 한 이유다. 시내 디자인 기업 중 70%가 4인 이하 규모로, 기본 운영비도 확보 못 하는 곳이 많다.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우선 4인 이하나 개인 디자이너 등 영세업계 지원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최정동 기자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최정동 기자

최 대표는 "1000개 기업 선정은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기업이 참여하도록 문턱을 낮췄다. 공공디자인 영역의 아이디어와 DDP 디자인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아이템 등을 제안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재단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을 텐데.
“올해 DDP 대관 행사가 60여 개 정도 취소됐고, 재단의 수입도 상당히 줄었다. 긴축 예산을 하면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디자인계에도 많은 과제와 도전할 거리도 안겨줬다. 국내 디자인 관련 학계 및 업계 전문가들과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논의하고 있다.”
DDP 디자인스토어는 어떤 곳인가.
“서울을 방문한 누군가가 만약 쇼핑할 시간이 한 두시간밖에 없다면 어디를 가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주려고 준비한 곳이 DDP 디자인스토어다. 생활용품과 액세서리, 문구 등 서울의 우수한 디자인, 공예 상품을 한자리에서 보여줄 계획이다. 도예·유리·가죽·금속·섬유 등 공예 분야의 내로라하는 작가의 작품부터 현대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하는 상품까지 다룬다.”

최 대표는 “DDP가 디자인 콘텐트 최고의 메카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부터 공예 장인 40여 명에게 기획을 의뢰해 상품을 준비해왔고, 올해는 청년 디자이너와 대학생들의 참신한 디자인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제1회 휴먼시티 디자인어워드가 크게 주목받았는데.
“단지 상을 주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사람 중심의 도시, 지속가능한 도시라는 서울의 디자인 철학을 국제적으로 천명하고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사다. 현재 전 세계 5대륙 오피니언 리더들이 랜선으로 회의하며 어워드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에 기여하는 디자인의 가치를 확산하는 것도 우리 역할이다.”
K-디자인의 과제가 있다면.
“디자인은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게 아니다. 좋은 디자인은 불편함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가 추구하는 정신, 그 가치도 담아낸다. 공공 영역의 디자인은 개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공동체 의식까지 반영한다. 저는 K-디자인의 미래가 바로 이를 포함한 콘텐트, 즉 품격에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업계, 학계의 최고 전문가들과 협업해 디자인계를 지원하고 디자인 생태계를 구축해야하는 이유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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