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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언박싱]박주민 "부동산 정책 방향 맞다, 더 센 메시지 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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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인터뷰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인터뷰가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열렸다. 임현동 기자

8·29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사표를 던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당 대표 선거에 되려고 나왔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떠도는 말처럼 ‘몸집 불리기’를 위해 출마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일각에선) ’너는 어차피 나와도 안 된다’고 했지만, 저는 그것도 억울하다”며 “꼭 당 대표가 되겠다. 그래서 전당대회에 올인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권주자 인터뷰 #"몸집 불리려 나왔다는 말 억울 #문 정부 정책, 세밀함 부족 아쉬워 #10번 중 7번 승리 美 민주당처럼 #계속 이길 수 있는 당 만들겠다 #야당 발목잡기, 단호히 대응할 것"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한 박 의원은 최근 여당의 부동산 입법에 대해 제기된 전월세값 불안 우려에 대해 “현실화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반대 사례나 데이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의 구멍을 메우고 더 강한 메시지로 정책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선을 염두에 둔 이낙연 의원은 당 대표에 당선돼도 7개월 뒤 사퇴해야 한다. 당선되면 임기는 언제까지인가.
“당연히 (2년) 완주다. 당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호흡이 필요하다.”

박 의원은 지난달 21일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 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향을 묻는 말에 “열어놓고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답변은 “박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체급을 올리기 위해 ‘2등 전략’으로 출마한 것”이란 관측의 근거로 활용됐다. 박 의원이 이날 “될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한 것도 이런 시선을 의식해서다.

부동산 정책이 논란이다. 박주민의 진단과 처방은?
“정책의 방향과 메시지는 맞다. 다만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조금씩 구멍이 있다 보니, 그 구멍을 빠져나간 이들이 초과 이익을 누려왔다. 그러다 보니 ‘정책을 내놔도 가격이 안 내려간다’는 이유로 신뢰성이 떨어졌다. 구멍을 메우고 조금 더 강한 메시지로 지속해서 정책을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  
전월세 가격이 오를 거라는 우려가 크다.
“반론 사례나 데이터가 많이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할 때도 엄청난 혼란이 올 거라고 했지만, 지금 어떤가. (전월세값 폭등)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박주민 의원은 최근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누가 후보라도 승리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물었더니 미국의 ‘뉴딜 정책’이야기를 꺼냈다. 소수파였던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932년 미국 대선에서 ‘뉴딜 정책’을 들고나와 남부와 노동자 계층, 중산층을 묶어 다수 연합을 만든 뒤 장기 집권한 것과 같은 전략이 민주당에도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지역 기반이 없는 서울 국회의원이다. 승리하는 민주당을 어떻게 만들 건가.
“당이 역할을 제대로만 하면 된다. 저는 특정 지역에서 엄청 많은 표를 가져오겠다든지 다음 대선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걸 넘어서는 얘기를 하는 거다. 미국 민주당은 ‘뉴딜 연합’이 만들어진 이후 10번 대선에서 7번 승리를 했다. 그런 토대를 만들고 싶다는 거다. 계속 이기는, 시대를 바꾸는 민주당이다.”
어떤 계층과 연합하겠다는 건가.
“경제적 약자를 대변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조금 느슨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을 제대로 보호해야 한다. 새로운 산업정책에 동의하는 경제계와 기업, 노동·복지·인권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찬성하는 분들과도 연합을 만들어내야 한다.”
대표적 친문 인사라는 수식어에 동의하나.
“당에 친문과 비문이 따로 없다. 저는 문 대통령이 대표 시절 영입했던 인사고, 후보가 되는 과정부터 계속 힘을 보탰다. 그렇다고 더 친문이다? 글쎄다.”  
문재인 정부에서 아쉬운 정책도 있나.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과정에서의 구체성과 세밀함이 아쉽다. 사실 그 부분은 당의 역할이다.”
공수처 출범 시기는 언제로 생각하나?
“이미 법 시행 시점을 넘겼다. 정치 쟁점화해서 협조하지 않겠다는 건 국회가 할 일이 아니다. 야당과 협상은 하되 길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9월 말 10월 초에 법을 개정해서라도 출범시켜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은 어떤 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보나?
“헌법 개정이나 국민투표까지 필요 없다. 제가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을 가장 많이 받은 변호사 중 한 명이다. 수도권 과밀화와 집중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헌재가 예전 결정을 유지할 거라 보지 않는다.”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공천할 것인가?
“재보궐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과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당헌·당규를 지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지, 2000만 유권자에게 선택 기회를 드리는 게 맞는지 차기 지도부와 당원들이 국민 의견을 반영해 결정해야 한다. 미리 선을 그어 ‘안된다’고 할 문제는 아니다.”
야당과 협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적극적으로 대화는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입법과제에 발목잡기식이라면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야당은 정치를 지켜보고 채점하는 경기가 아니라 상대방을 죽이는 경기처럼 바라본다. 그런 식의 대화는 대화로서 별 의미 없다.”

박 의원은 올해 47살이다. 60대인 이낙연·김부겸 후보보다 많이 젊지만 “그동안 당에서 일하면서 결단력이나 추진력을 확인시켜 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수직적 리더십보다 수평적 리더십으로 당원들과 소통하고 합의된 내용으로 이끄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박해리·오현석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영상·그래픽=임현동·오욱진·김한솔·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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