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계 최초 개발한 OLED 기술 빼돌린 삼성 연구원들 구속 기소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장진영 기자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장진영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OLED 제조 관련 첨단 기술을 유츌한 전·현직 연구원 등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 A(46)씨와 책임연구원 B(37)씨,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C사의 이사 D(42)씨 등 3명을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또 기술 유출에 가담한 C사 대표와 C사 자회사의 대표, 그리고 두 회사 법인을 불구속기소 하고, 중국의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E사에 근무 중인 전 삼성디스플레이 수석연구원 1명을 기소 중지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제조용 광학문자판독(OCR) 잉크젯 라미 설비의 공정 스펙 등을 C사에 유출하고, 이를 이용해 주요 장비를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C사 대표는 지난 5월12일 자신의 회사 압수수색 당시 직원들에게 설계도면 등이 담긴 노트북, 구조도가 그려진 수첩, 광학계 등을 은닉하도록 지시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적용받았다.

OLED 제조용 OCR 잉크젯 라미 기술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커버글라스를 1조분의 1ℓ 단위로 도포되는 액상을 이용해 정교하게 접착시키는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3년 동안 100억원대 개발비를 들여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A씨 등은 C사의 차명지분을 취득해 동업 관계를 맺은 상태에서 이 기술을 유출했으며, 중국의 E사로 해당 기술을 넘기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C사는 넘겨받은 자료를 이용해 시제품 제조에 성공했지만 때마침 시작된 검찰 수사로 E사에 기술을 넘기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난 4월 대검찰청은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수사 정보를 받아 수원지검에 사건을 배당했다. 수원지검은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와 공조해 수사를 진행했으며, 피의자 주거지ㆍ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최근까지 압수물을 분석하고 참고인 조사 등을 이어왔다.

그 결과 검찰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전·현직 연구원과 디스플레이 장비업체가 공모한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A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개시 후 재빠르게 압수수색에 들어가 A씨 등이 빼돌린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을 막았다”며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 유지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