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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미래차 기술 품었다…캐딜락 최초 순수전기차 '리릭'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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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캐딜락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V3'를 적용한 첫 순수전기차 '리릭'을 공개했다. 새로운 캐딜락의 디자인 언어와 LG화학이 함께 개발한 '얼티움 배터리'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사진 캐딜락

캐딜락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V3'를 적용한 첫 순수전기차 '리릭'을 공개했다. 새로운 캐딜락의 디자인 언어와 LG화학이 함께 개발한 '얼티움 배터리'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사진 캐딜락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산하 고급차 브랜드인 캐딜락이 6일(현지시간) 첫 순수 전기차 ‘리릭(Lyriq)’을 공개했다. 원래 4월 LA오토쇼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8월로 연기됐다가 LA오토쇼 자체가 취소되면서 ‘랜선 공개’를 결정했다.

리릭은 GM의 3세대 전기차 플랫폼 ‘EV3’가 적용됐다. GM 산하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크루즈의 ‘오리진’에 처음 적용됐고, 하반기 출시할 허머EV 등 GM 전기차에 폭넓게 채용한다. LG화학과 함께 개발한 ‘얼티움(Ultium)’ 배터리를 장착한 게 특징이다.

LG의 미래 차 기술 탑재

얼티움 배터리는 LG화학의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 기술이 들어갔다. 알루미늄을 사용해 코발트 같은 비싼 희토류 사용을 줄였다. 기존 배터리와 비교하면 코발트 함량이 70%나 줄어 가격은 싸지만 효율은 더 높였다.

박스 형태의 배터리 모듈을 필요에 따라 차량 하부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배터리 관련 전자장치를 모듈에 통합해 현재 GM의 전기차와 비교하면 배터리 팩 관련 배선을 90% 가까이 없앴다. 고속 충전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충전할 수 있으며 완충하면 300마일(약 483㎞)을 달릴 수 있다.

LG화학외에 LG전자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디지털 콕핏’을 공급한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컬레이드에 들어간 것과 유사하지만 더 최신 제품이다. 33인치(대각선 길이 84㎝)나 되는 ‘커브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에서 센터페시아까지 연결된다.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64배에 달하는 10억개의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증강현실(AR) 기술을 반영한 듀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전면 유리창에 투사해 정보를 보여주는 것)를 달아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제공한다.

전면부는 '블랙 크리스털 그릴'과 수직으로 자리한 LED 램프가 특징이다. 새로운 캐딜락의 디자인 언어를 담았다. 사진 캐딜락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낮고 넓은 자세와 높은 공간 활용성을 자랑한다. 완만한 후면부는 활용도 높은 크로스오버 형태로 디자인했다. 사진 캐딜락

크루즈의 자율주행 기술과 새 아키텍처
리릭에는 최신 버전의 ‘슈퍼 크루즈’ 반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됐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크루즈가 쌓은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레벨2 수준의 반자율주행을 구현한다. 테슬라처럼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고 원격으로 주차도 할 수 있다.

순수전기차 플랫폼이어서 공간 활용은 물론 효율성도 높였다는 게 캐딜락 측의 설명이다. 전기차에 맞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설계를 새로 한 아키텍처(Architecture·자동차의 기반 구조)를 적용했다. 제이미 브루어 캐딜락 수석엔지니어는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앞뒤 무게 배분을 5대5에 맞추고 배터리팩의 무게 중심을 낮게 배치해 주행성능도 뛰어나다는 게 캐딜락의 주장이다. 후륜구동 기반이며 사륜구동 주행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해 운전자 중심의 통합기능을 제공한다. 운전적의 33인치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는 LG전자가 공급한다. 사진 캐딜락

고급차 브랜드 답게 전면 펜더의 캐딜락 로고를 누르면 충전 포트가 열린다. 고속충전 시스템을 이용해 충전 시간을 줄였다. 완충하면 483㎞를 달린다. 사진 캐딜락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내부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사진 캐딜락

공룡, 테슬라 따라잡을까

‘완성차 공룡’ 폴크스바겐이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기반으로 만든 ID.3를 시판한데 이어, 또다른 완성차 공룡 GM도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선보이면서 선두주자인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크루즈의 기술을 채용했다는 점과 세계 최고 수준인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한 점은 GM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하지만 전기·자율주행차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온칩(SoC) 분야에서 앞서 있는 테슬라의 성능을 얼마나 따라잡았는지는 양산 후에나 판단이 가능할 전망이다.

캐딜락은 전기차 라인업에 ‘-iq’로 끝나는 이름을 붙인다. 캐딜락은 2023년 리릭 양산에 이어 최고급 수제 고성능 전기세단인 ‘셀레스틱(Celestiq)’도 내놓을 예정이다. 테슬라 모델S, 포르쉐 타이칸,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폴스타3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스티브 칼라일 북미GM 사장은 “리릭을 시작으로 캐딜락은 향후 10년간 혁신적인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새로운 아메리칸 럭셔리를 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과의 인연 또 있다?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하는 LG 외에도 리릭에는 오스트리아의 음향장비 전문 제조업체인 AKG의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한다. AKG는 세계 최대 오디오·자동차용 전장 업체인 하만 산하 브랜드이며, 하만은 삼성전자의 자회사다.

리릭에는 AKG와 공동 개발한 노이즈 캔슬링(반대 주파수 음파를 쏴 소음을 들리지 않게 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19개의 스피커가 내장된 ‘AKG 스튜디오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해 최고의 음향을 들려준다. 후세인 칼릴 캐딜락 오디오 디자인 엔지니어는 “AKG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가 녹음 스튜디오로 순간 이동한 것 같은 경험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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