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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김경수 혼쭐내는 그…615세 '슭곰'이 떴다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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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귀여운 외모에 서사성까지 더해져 인기 몰이 

경남도에서 활동 중인 ‘슭곰(산기슭곰·큰곰)’ 캐릭터가 짧은 동영상 위주의 플랫폼인 틱톡(TikTok)에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한 데 이어 지상파 방송까지 진출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슭곰, 온·오프라인서 경남도 대사 역할 #온라인콘텐트 전문가 백운화씨가 제작

 슭곰은 EBS의 ‘자이언트 펭TV’에 등장하는 펭귄 캐릭터 ‘펭수’의 ‘자치단체 버전’이라는 말을 듣는 캐릭터다. 특히 슭곰은 어린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으면서 펭수의 인기도를 넘어 ‘초통령(초등학생의 대통령)’의 자리까지 넘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6일 경남도에 따르면 슭곰은 지난 2~3월 틱톡이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진행한 ‘#힘내라 대한민국 챌린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올바른 손 씻기 영상’을 올려 1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슭곰 모습. [사진 경남도]

슭곰 모습. [사진 경남도]

틱톡서 100만 조회수, 지상파 방송도 출연

 슭곰은 올해 나이가 615세로 설정된 지리산 반달곰의 모습을 한 캐릭터다. 나이는 ‘꼰대’ 수준이지만 3등신의 귀여운 외모 때문에 친근함을 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씻기 영상은 그런 슭곰이 감염병 예방을 위해 어떻게 손 씻기를 하면 되는지 가르쳐 주는 모습을 담았다. 해당 영상은 밀레니엄 세대(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모방 동영상까지 쏟아지고 있다.

 틱톡에서 공공정책을 총괄하는 류동근 상무는 “비의 힙합댄스 동영상이 공개 하루 만에 약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방탄소년단이 틱톡 계정 개설 3시간 31분 만에 100만 팔로워를 돌파하는 등 유명인이 100만을 기록한 경우는 적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개인이, 그것도 자치단체에서 만든 캐릭터가 영상을 올려 100만을 기록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0만이라는 숫자는 향후 대중들에 대한 인지도를 발판으로 다른 영상에서도 조회수나 팔로워가 급증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슭곰은 최근 캐릭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상파 방송인 KBS ‘생생투데이’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경남도의 새로운 정책과 맛집, 문화, 예술을 알려주는 홍보대사 역할도 했다.

슭곰, 지난해 유튜브 등 통해 활동 시작

 지난해 12월 유튜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슭곰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각종 행사에 깜짝 출연하거나, 경남도의 각종 포스터나 스티커, 홍보입간판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슭곰은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다. 단군신화에도 곰이 등장하듯 곰은 우리 민족과 뗄 수 없는 동물이다. 또 경남은 현재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지리산 반달곰이 있어 여기서부터 캐릭터에 대한 상상력이 시작됐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에 곰 관련 기록이 있는데 이것이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등장하는 곰이 슭곰의 부모다.

 슭곰은 나이가 615살로 책정돼 있다. 모든 영웅이 그렇듯 ‘궁수저’였던 슭곰이 안락했던 궁을 떠나고 이후 남명 조식 선생을 만나 학문적 수양을 한 뒤 독립운동 과정에 우편부도 역할을 하는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으며 주로 지리산에 거주하다 경남도민을 위해 홍보대사로 나섰다는 설정이다.

 실제 슭곰 캐릭터는 고무신 신고 책 보따리 메고 갓을 쓰고 있는데 이런 생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지금 사는 곳은 경남도민의 집으로 돼 있다. 그래서일까. 경남도청 내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유일하게 반말을 하고 잘못하면 쓴소리를 하는 이가 바로 슭곰이다. 이런 모습은 동영상 등에 재밌게 표현되고 있다.

 이런 슭곰 캐릭터를 만든 사람은 경남도 소통기획관실에 근무하는 백운화(33·여)씨다. 백씨는 경상대와 고려대(석사)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에서 국어사전 편찬 연구원, 출판 회사 편집자, IT회사 홍보팀에서 근무하며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전문가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브런치라는 사이트에 직장생활과 관련한 글과 웹툰을 연재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슭곰 캐릭터. [사진 경남도]

슭곰 캐릭터. [사진 경남도]

 지난해 7월부터 경남도에 영입돼 온라인 홍보 쪽을 담당하고 있다. 백씨는 “슭곰은 귀여운 외모로 인해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있지만, 책 보따리를 등에 지고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외모와 보따리 속 옛날 도시락의 김치가 샌다든지 하는 특징 때문에 어르신들의 향수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씨는 또 “경남도와 도민의 소통이 슭곰의 1차 목표인데 나아가 더 많은 국민들에게 쉽고 빠르게 경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재밌고 즐거운 콘텐트를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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