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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일방적 다수결, 다수의 독재와 다를 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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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장집

최장집

진보 원로학자인 최장집(사진) 고려대 명예교수는 “다수결의 지배가 민주주의에서 일반적인 결정 원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민주주의적 결정 원리가 다수결인 건 아니다”며 “다수결도 여러 종류다. 합의라든가, 타협이라든가 얼마든 있다. 그런 것 없이 일방적으로 다수결로 하는 건 내가 이해하는 방식에서 민주주의와 동일시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수의 지배가 무차별적으로 결정 원리가 된다면, 그것은 다수의 독재 이상 아무것도 아니다”고도 했다.

최장집 “21대 국회, 20대보다 나빠”

최 교수는 지난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 대해 “20대 국회보다 더 나쁘다. 권력에 대한 절제라는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1860년대 미 의회에서 노예해방 의제를 표결하며 작은 표차로 다수를 결정했을 때 결과는 남북전쟁이었다. 사안이 중대하고 갈등의 강도가 높을 때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21대 국회 개원 이래 176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보인 국회 운영 행태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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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신설을 두고도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나 강한데 공수처라는 수퍼 검찰 기구를 얻어놓으면 대통령이 못하는 게 없다”며 “선출직 국회의원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현실에선 공수처가 자의적인 권력 행사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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