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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키려다 배 3척 뒤집혔다, 의암댐 인공수초섬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에서 일어난 선박 사고는 지난 6월 의암호 수질 개선을 위해 설치된 인공 수초섬을 고박하기 위해 작업하다 난 사고다. 연합뉴스

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의암호에서 일어난 선박 사고는 지난 6월 의암호 수질 개선을 위해 설치된 인공 수초섬을 고박하기 위해 작업하다 난 사고다. 연합뉴스

6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 참사'를 초래한 선박전복사고가 '하트(♥)모양 인공수초섬'(하트섬)을 결박시키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구조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고정하려던 하트섬은 햇빛을 막아 여름철 의암호의 녹조 발생을 줄이기 위한 수질 개선용 구조물이다. 지난해부터 하트섬 보수공사를 시작한 춘천시는 섬을 완공한 뒤 관광명소로 유명한 KT&G 상상마당 인근으로 옮길 계획이었다. 하트섬이 의암호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길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연합뉴스

그래픽 연합뉴스

시는 지난해부터 한강수계관리기금 10억원 등 총사업비 14억5000만원을 투입해 인공섬 보수·확장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 섬의 면적을 2900여㎡로 확장하고, 2700여㎡ 면적의 섬을 추가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하트섬은 항상 수면에 떠서 의암호 수위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닻으로 고정해 강풍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엿새째 집중호우가 쏟아진 데다, 지난 2일부터 의암댐이 수문을 개방해 유속이 빨라지며 하트섬을 지키려던 춘천시의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다. 일각에선 시가 무리하게 수초섬 고박 작업을 하다가 참사를 일으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박 전복으로 1명 사망 5명 실종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의암댐 하류인 강원 춘천시 남면 서천리 경강교 인근에서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의암댐 하류인 강원 춘천시 남면 서천리 경강교 인근에서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폭우로 떠내려가는 하트섬 고정 작업을 하던 경찰정 등 배 3척이 전복돼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1차 고박 작업에 실패하자 경찰정이 추가 투입됐고, 협력 작업을 했지만 결국 고박을 하지 못했다. 이후 결국 철수하는 과정에서 의암댐에서 500m 상부 지점에 설치된 와이어에 걸려 선박 3척이 동시에 전복됐다. 사고 직후 선박들은 폭 13m, 높이 14m의 의암댐 6번 수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사고 당시 선박 3척엔 경찰정 2명, 행정선 5명, 고무보트 1명 등 모두 8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경찰정에 타고 있던 1명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고, 또 실종자 7명 가운데 곽모씨(68)는 사고지점으로부터 13㎞가량 떨어진 춘성대교 인근에서 구조됐다. 이모씨(68)는 사고 현장에서 20㎞가량 하류 지점인 남이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은 아직 실종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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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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