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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엿새동안 755㎜ 물폭탄…내일까지 또 120㎜ 쏟아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의 한 주택이 수해로 엉망이 돼 있다. 이 마을은 전날 한탄천 범람으로 완전히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연합뉴스

6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의 한 주택이 수해로 엉망이 돼 있다. 이 마을은 전날 한탄천 범람으로 완전히 물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연합뉴스

엿새 동안 7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한탄강이 범람하면서 침수 피해가 컸던 강원도 철원군 마을 주민들은 6일까지 계속되는 비에 불안해하고 있다.

3일과 5일 주택 침수된 철원 생창리 주민 망연자실 #화천·양구·인제 등 7개 시군 1227명 주민 일시 대피 #단양 모녀와 함께 실종된 5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특히 지난 3일과 5일 두 차례 마을이 침수된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주민들은 어렵게 복구 작업을 했는데 또다시 마을이 물에 잠기자 망연자실한 상태다. 현재 생창리 마을은 물이 빠진 상태로 전날 대피했던 주민 120세대 200여명이 집으로 돌아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박성호(59) 생창리 이장은 “지난 3일 1차 침수 후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 집기류를 닦고 밖에 내놨는데 한탄강이 갑자기 범람하면서 마을을 덮쳐 집기가 모두 떠내려갔다”며 “현재는 비가 잦아들어 주민들이 다시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6일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임진강 지류와 한탄강이 범람하자 철원에서만 643가구 1148명의 주민이 생필품과 옷가지만 챙긴 채 겨우 몸만 피신했다. 화천·양구·인제·영월·속초·원주·춘천 등 7개 시군까지 합치면 668가구 1227명의 주민이 하천이나 강 범람 등으로 경로당과 체육관 등에 일시 대피했다. 한탄강 범람에 따른 주택 침수 등으로 강원지역 이재민은 54가구 105명으로 늘었다.

이재민 54가구 105명으로 늘어 

지난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화지리 철원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철원읍 화지리 철원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당한 주민들이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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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피해는 전파 1채, 반파 2채, 침수 54채 등 57채로 집계됐다. 지역별 침수 피해는 철원이 28채로 가장 많았고, 홍천과 화천이 각 6채, 인제 5채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중호우엔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다. 농경지는 침수나 유실 피해를 본 면적이 265.2㏊에 달했다. 또 축사 11동 등 축산 시설 등 23곳도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일부 철도는 현재까지도 운행이 어렵고 도로가 물에 잠긴 곳도 많다. 태백선(영월 입석∼쌍용)과 영동선(영주∼동해)은 토사 유입으로 닷새째 운행이 중단된 상황이다. 국도 15곳과 지방도 16곳 등 도로 31곳에서 토사 유출과 침수 피해로 한때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 464번 지방도와 고성군 현내면 명파리 7번 국도는 현재도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더욱이 7일까지 영서 지역에 많게는 12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해 시군마다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강원도와 각 시군은 비상근무를 3단계까지 올리고, 재해 우려 지역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강수가 시작된 지난달 31일 이날 오전까지 내린 비의 양은 철원 장흥 755㎜, 춘천 신북 554.5㎜, 남이섬 553.5㎜, 화천 사내 534㎜, 양구 해안 516.5㎜, 인제 원통 471㎜ 등이다.

A씨 사고지점서 11㎞ 떨어진 곳에서 발견

충북 단양군 주민들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복구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충북 단양군 주민들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복구작업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번 집중호우에 피해가 컸던 충북지역은 실종자 수색과 수해 현장 응급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충북도 소방본부는 집중호우로 실종된 주민 8명(충주 4명·단양 3명·음성 1명)을 찾기 위해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충주 371명, 단양 97명, 음성 90명을 합쳐 558명의 인력과 장비 79대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재개했다.

 수색작업에 나선 119구조대원들은 이날 오전 9시41분 단양군 단양읍 별곡리 도전교 인근에서 단양 모녀와 함께 실종된 A씨(54)를 발견했다. 숨진 채 발견된 A씨는 지난 2일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에서 모녀와 함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A씨가 발견된 장소는 사고 지점에서 11㎞ 떨어진 곳이다.

 이와 함께 수해 현장에도 공무원·군인·경찰·소방·자원봉사자 등 인력 3261명과 장비 598대가 투입돼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지역은 지난 2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로 공공시설 336곳과 사유시설 181곳이 호우 피해를 봤다.

철원·단양=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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