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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3년, 서울 아파트값 58% 오를때 경남은 9% 떨어졌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조사됐다. [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조사됐다. [중앙포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57.9%(3억 6248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상승률도 28%에 달했다.

[팩플데이터] 전국 아파트 897만세대 전수 조사

중앙일보가 네이버 부동산에 등록된 전국 아파트 단지 3만 7339곳 중 KB시세가 적용된 1만9260개 단지(897만 세대)를 전수 조사한 결과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과 지난달의 KB시세를 비교해 지난 3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비교했다. 국민은행이 매주 발표하는 KB시세는 금융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부동산 지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근거로 현 정부(2017년 5월~2020년 5월)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14.2%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시세 변동률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토부 발표 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3일 KB주택가격동향의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을 분석해보니 지난 3년간 서울 지역 아파트값이 5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중앙일보가 중위가격이 아닌, 실제 시세 기준으로 전수 분석해보니 경실련이 제시한 상승률을 6%포인트 가량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지난 3년 새 28.9%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남(-9.2%), 경북(-9.1%), 강원(-4.2%) 등 일부 지역은 아파트값이 3년 전보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조사대상 아파트 897만 세대의 자산가치는 지난 3년간 총 834조원 증가했다.

① 서울 성동·영등포·광진구 60% 넘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 상하위 5곳.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 상하위 5곳.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서울 지역 3284개 아파트 단지(139만 3669세대)의 평균 가격은 지난 7월 기준 9억 8867만원이다. 3년 전 6억 2619만원에 비해 57.9%(3억 6248만원) 증가했다.
· 자치구별로 보면 상승률은 성동구(69.7%), 영등포구(67.3%), 광진구(66.9%), 동대문구(66%)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상승액으로 보면 강남구(7억 3899만원), 서초구(6억 4662만원), 송파구(5억 5269만원) 등 '강남 3구'가 높았다. 용산구(5억 627만원), 광진구(4억 5336만원), 성동구(4억 5299만원), 마포구(4억 461만원) 등도 4억원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은평구(39.4%)로 나타났다. 상승액 하위 지역은 도봉구(1억 6939만원), 중랑구(1억 9338만만), 은평구(1억 9704만원) 등 순이었다.

② 경기도, 정부가 '콕' 찍은 곳은 오르고... 

경기 아파트 가격 상승률 상하위 5곳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경기 아파트 가격 상승률 상하위 5곳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경기도 내 4723개 아파트 단지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28.2%(9483만원)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경기에선 과천시(65.4% · 5억 5387만원), 성남시(56.4% · 3억 2203만원), 하남시(51.9% · 2억 6132만원), 광명시(50.7% · 2억 307만원), 구리시(49% · 1억 8268만원) 등 서울 인접 도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컸다. 이들 지역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부터 서울과 함께 관리 지역으로 선정해 아파트 가격 상승을 억제해왔다. 각종 규제가 이어졌지만, 가격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 반면 경기도에서도 서울과 거리가 멀수록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낮아졌다. 포천시(-0.2%), 양주시(-0.4%), 동두천시(-0.6%) 등 경기 북부 지역과 평택시(-3%), 여주시(-8.9%), 안성시(-10.3%) 등은 이번 정부 들어 아파트값이 오히려 떨어졌다.

③ 아파트값 양극화…경남·경북은 -9%

아파트 가격 상승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아파트 가격 상승률.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8.9%로 나타났다.
· 세종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아파트값이 47%(1억 7142만원) 올랐다.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 대전광역시(41.8% · 9664만원)의 상승률도 전국 평균 이상이었다. 대전 유성구 도룡동의 경우 6개 아파트 단지의 평균 가격이 10억원(10억 3453만원)을 넘어섰고, 같은 구 상대동(6개 단지) 아파트는 3년 새 평균 3억 3479만원이 올랐다. 광주광역시(17%), 인천광역시(16.7%), 대구광역시(13.3%), 전남(12.8%) 등도 아파트 가격이 10% 이상 상승했다.
· 하지만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의 시세 차이는 문재인 정부 들어 더 크게 벌어졌다. 제주(-1.5%), 충북(-1.9%), 울산(-3.1%), 강원(4.2%), 경북(-9.1%), 경남(-9.2%) 등은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내려갔다.
· 지역별로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잠재수요가 엄청난 서울과 수도권을 지방과 직접 비교하기 힘들다"며 "각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전혀 다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는 부동산 정책을 세울 때 중앙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앙 정부에서는 큰 틀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지역 차원에서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④ 3억원 이상 오른 곳 전체 8% 

아파트 가격 5억 이상 오른 지역 세대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아파트 가격 5억 이상 오른 지역 세대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지난 3년간 전국에서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 단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다.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는 평균 16억 4108만원이, 2단지는 14억 1814만원이 올랐다. 평균 가격이 10억원 이상 오른 곳은 전국 33개 단지(2만 8160세대)이며, 주로 강남구 대치동, 도곡동, 압구정동, 서초구 반포동 등에 집중됐다.
· 아파트 가격이 5억원 이상 오른 곳도 전국에 526개 단지(34만 4953세대)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비중은 60%(313곳)에 달했다. 경기도에선 성남시(21곳), 과천시(6곳), 화성시(2곳) 등에 5억원 이상 오른 아파트 단지가 많았다. 대구와 대전에서도 각각 2개 단지의 평균 가격이 5억원 이상 올랐다.
· 3억원 이상 상승한 단지는 전체(1만9260곳)의 8%인 1538곳(274만 7221세대)으로 나타났다. 성남(237곳), 용인시(233곳) 등에 많았다. 이 가운데 경남, 경북 지역 아파트는 단 한 곳도 없었다.

⑤ 중앙일보는 어떻게 계산했나.

KB시세는 아파트 단지의 면적별 시세를 제공한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전용면적이 다르면 시세도 다르다. 또 KB시세에서는 상위평균가-일반평균가-하위평균가 등 세 가지 시세를 제공하는데, 이번 분석에선 일반평균가를 활용했다. 면적별 일반평균가를 면적별 세대 수에 곱해 아파트 단지 전체의 가격을 구했고, 이 값을 단지의 전체 세대 수로 나눠 아파트 단지의 평균 가격을 산출했다. 같은 방법으로 지역별 아파트 평균가격도 계산했다. 지역의 아파트 가격 총합을 먼저 구한 뒤 지역 전체 세대 수로 나눠 평균 가격을 계산했다. 2017년 5월 이후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 단지의 가격은 KB시세 최저가와 지난달 가격을 비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