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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전쟁 가정한 ICBM 공개 훈련…北 견제 의도?

중앙일보

입력

미국이 북한 핵탄두 소형화에 대한 유엔 평가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 시험 발사에 나섰다. 해당 시험이 미묘한 시기를 골라 핵전쟁을 가정한 공중 발사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북한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北 핵탄두 소형화" 유엔 보고서 공개 직후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4일(현지시간) 0시 21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구 대기권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장착한 미니트맨3을 공중 발사 방식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홈페이지]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4일(현지시간) 0시 21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구 대기권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장착한 미니트맨3을 공중 발사 방식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홈페이지]

미 공군 지구권 타격사령부(AFGSC)는 5일 성명을 내고 “4일 오전 0시21분(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구 대기권 재진입체(Reentry Vehicle) 3발을 장착한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니트맨3은 현재 미국이 보유한 유일한 ICBM이다. 사정거리가 1만3000㎞에 달하고 미 본토에서 평양을 30분 이내 타격할 수 있다.

반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태평양을 지나 마셜군도의 콰절레인 환초까지 도달했다. 약 7000㎞ 거리다. 미 공군은 보통 1년에 네 차례 정도 이 미사일의 발사 훈련을 한다. 1970년대 본격적으로 실전 배치된 미니트맨을 지속해서 개량하려는 의도다. 미국은 미니트맨을 차세대형으로 전면 교체하는 ‘지상배치전략억제전력(GBSD)’을 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4일(현지시간) 0시 21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구 대기권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장착한 미니트맨3을 공중 발사 방식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홈페이지]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4일(현지시간) 0시 21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구 대기권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 장착한 미니트맨3을 공중 발사 방식으로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 홈페이지]

미 공군은 “이 미사일에 탄두가 탑재돼있지 않았다(unarmed)”며 “이번 시험은 몇 달간 계획됐던 것으로 국제적 사건이나 지역의 긴장에 대한 반응이나 대응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운데에서도 사령부가 국가의 억제력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수준의 풍부한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이런 설명에도 공개 시험의 ‘택일’에 의도성이 엿보인다는 분석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 전날(4일) 로이터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입수해 “북한이 자국 탄도미사일 탄두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화된 핵 장치를 개발해냈을 것이라고 몇몇 회원국이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공중발사통제시스템(Airborne Launch Control System)을 통해 이번 발사가 진행됐다고 밝힌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ALCS는 핵전쟁 상황 시 지상에서 발사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을 대비한 무기 체계다. 미국이 북한 핵에 맞서는 억제력을 과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이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공개하면서 ALCS를 언급한 건 이례적이다.

과거에도 미국은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때 미니트맨을 쏘아 올리곤 했다. 미국이 가장 최근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한 건 지난 2월 5일이었다. 이때는 북한이 건군절 72주년 행사를 사흘 앞두고 무력시위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던 시점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미 공군은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도발에 나섰던 5월 1일과 9일, 10월 2일 해당 시험 발사를 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견제 의미도 포함된 공개 시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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