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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 사라진다…반찬은 구독하고 잔치는 밀키트로

중앙일보

입력

1~7월 SSG닷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밀키트는 마이셰프의 소고기 밀푀유 나베(위)와 프레시지의 블랙라벨 스테이크(아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SSG닷컴

1~7월 SSG닷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밀키트는 마이셰프의 소고기 밀푀유 나베(위)와 프레시지의 블랙라벨 스테이크(아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SSG닷컴

매일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일상이 점점 더 귀해지고 있다. 재료 손질이 다 돼 있어 가열만 하면 요리한 기분을 낼 수 있는 '밀키트(meal kit)'는 날개를 달았다. 이런 세태에 맞춰 정기적으로 반찬을 배송해주는 반찬 구독서비스 출시도 활발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ㆍ식료품과 농ㆍ축ㆍ수산물을 포함한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16조 96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가까이 증가했다.

SSG닷컴은 올 1월부터 7월까지 밀키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450% 증가하며 가정간편식(HMR)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역시 2018년에 비해 440% 매출이 늘었는데 이는 냉동식품 등 다른 HMR 상품보다 약 4배 이상 빠른 성장세다.

이 기간 SSG닷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중소 밀키트 전문 업체 마이셰프의 ‘소고기 밀푀유나베’다. 약 5만개가 팔려 1위에 올랐다. 1~2인 가구 구매 비중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 적정 한 끼 분량으로 구성한 점, 집에서 고급스러운 전골 요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점, 사진을 찍었을 때 시각적 효과가 좋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결과다.

역시 중소 식품 업체인 프레시지의 ‘블랙라벨 스테이크’도 4만 5000개가 팔렸다. 소고기 부챗살과 곁들임 채소로 구성된 상품으로 구매 후기가 5000건을 넘기면서 밀키트 중 가장 높은 상품 만족도 점수(5점 만점에 4.8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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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은 현재 240여개의 밀키트 상품을 판매 중이다. 순두부찌개에서부터 파스타, 소바와 같은 간단한 식사와 양장피 같은 거창한 요리가 동시에 잘 팔린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소비자가 늘면서 ‘감바스’, ‘파히타’와 같은 이국적인 안주류도 잘 나간다. ‘군산오징어’, ‘한촌설렁탕’,’ 애슐리’, ‘요이벤’ 등 외식 프랜차이즈와 맛집의 대표 메뉴도 앞다투어 밀키트로 나온다.

지난해 4월 출범한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 ‘쿡킷’도 순항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지난 7월 매출은 전년 대비 2.6배 뛰었다.

지난해 4월 출범한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 쿡킷. 사진 CJ제일제당

지난해 4월 출범한 CJ제일제당의 밀키트 브랜드 쿡킷. 사진 CJ제일제당

쿡킷은 소비자가 같은 메뉴에 질리지 않도록 매주 새 메뉴를 2개씩 내놓는 공격적인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15개의 상시 메뉴를 4주 동안 운영하는데, 신메뉴와 경쟁해 판매 추이에 따라 유지할지 버릴지를 결정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후기가 좋지 않은 메뉴는 아무리 공들인 메뉴라도 조기에 판매 중단하는 운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키트의 소비자 재구매율은 60% 이상이다.

밀키트 판매는 지난해부터 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날개를 달았다. 5월 이후 최근까지는 휴가를 캠핑, 낚시로 보내는 소비자가 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밀키트는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 식재료를 사다 직접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비싸다. 하지만 식구가 적을 경우 재료를 다 쓰지 못하고 버리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경제적일 수도 있다. 재료 손질에 들이는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어 현업에 바쁜 35~45세 소비자가 핵심 고객층이다.

SSG닷컴은 연말까지 밀키트 매출 구성비를 현재보다 2배 이상 늘리는 한편 맞춤형 신규 상품을 개발하는 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쿡킷 전용 플랫폼과 자사 온라인몰을 활용해 인지도 확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식품관 반찬 정기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델이 배송되는 반찬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식품관 반찬 정기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델이 배송되는 반찬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5일 ‘반찬 정기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반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반찬 정기배송은 우선 압구정본점 등 경인 지역 10개 점포에서 실시하고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 달에 10만~16만원을 내면 1주일에 한 번 식품관 유명 반찬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매장에서 직접 사는 것보다 10~30% 싸고, 매주 다른 반찬을 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독 서비스 신청은 점포를 방문해야 할 수 있다.

이밖에 동원홈푸드는 지난 4일 자사 온라인 반찬몰을 ‘온라인 장보기 마켓’으로 확대, 개편했다. 동원의 반찬 브랜드 ‘더반찬’ 제품 560여개와 레스토랑 간편식, 샐러드, 빵·케이크, 신선육, 프리미엄 수산물 등을 추가했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국과 반찬을 사면서 한꺼번에 장보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구성을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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