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학생들에게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가르치기 위해 직접 찍은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CDC 지침 모두 담은 뮤직비디오 제작 #학생 3명과 춤 추며 MC 해머 곡 패러디 #지난달 29일 유튜브 올려 400만 뷰
'MIC'를 잡은 주인공은 앨라배마주 칠더스버그 고등학교의 쿠엔틴 리 교장. 지난달 29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벌써 4백만 뷰를 넘었다.
1990년대 인기 래퍼인 MC 해머의 대표곡 'U can't touch this'를 패러디한 영상이다. '너는 만질 수 없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손을 씻지 않고는, 위생이 확보되지 않고는 아무것도 만지지 말라는 주제다.
세 명의 학생들과 직접 춤을 추며 영상을 찍고 편집했다. 랩 중에도 '서로 6피트 이상 떨어져라', '기침할 때는 휴지로 가리고 해라', '손을 자주 닦아라'는 등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중요 메시지가 모두 담겼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시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유명 래퍼 중에는 '닥터'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이 많다. 이 점에 착안해 본인이 진짜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는 리 교장은 뮤비 속 자신의 이름을 '닥터 리'라고 지었다.
영상을 본 사람들에게 가장 큰 인상을 준 것은 마지막 부분이다. MC 해머의 상징적인 가사라고 할 수 있는 "스톱! 해머 타임(Stop! Hammer Time)"이란 대목을 라임을 살려 "스톱! 새니타이즈(Stop! Sanitize· 위생)"라고 갈아 끼웠다.
영상이 인기를 끌자 CNN의 대표 앵커인 앤더슨 쿠퍼가 직접 인터뷰에 나섰다. 쿠퍼는 "내 교장 선생님 중엔 저런 분이 없었다"며 "이런 식으로 교육하면 여러 번 보도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인터뷰에서 리 교장은 "월· 화와 목· 금에 번갈아가며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했는데 코로나19를 예방하면서도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뮤비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뮤비를 본 사람들의 반응도 뜨겁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이런 유머를 퍼뜨리자", "CDC 공식 홍보영상으로 삼을 만하다"는 등의 댓글이 1300개 이상 달렸다.
워싱턴=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